기사 메일전송
익산 4대 향교를 따라 즐기는 여행
  • 송태규기자
  • 등록 2018-06-14 07:53:51

기사수정

 (전북/뉴스21)송태규기자= ‘향교(鄕校)’ 말 그대로 시골의 학교라는 뜻으로 옛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지방 백성의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국가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중등 교육기관으로서 지방관의 책임 하에 설치 운영되었던 공립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향교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과거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한 고려시대를 그 기점으로 보고 있다. 고려 무신정권의 몰락 이후 신진사대부들이 고려의 권력을 잡으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와 국가 지도 이념으로 채택된 유교와 성리학을 백성들에게 보급시키기 위해 1읍 1교의 원칙에 따라 전국 모든 군현에 향교를 건립하게 되었다. 그렇게 건립된 향교에는 교관이라는 중앙 관료가 파견되었고 교육의 기능뿐만 아닌 일반 백성들에게 미풍약속을 고취시키는 등 사회교화의 기능도 실시했다. 현재 우리 지역에도 선조들의 배움터였던 익산향교, 여산향교, 용안향교, 함열향교 등 4개 향교가 남아있다.


▲ 익산향교


- 익산향교 -
익산향교는 금마면 금마산 아래 교동마을에 위치해 있다. 기록에 의하면 태조7년(1398)에 창건된 익산향교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인조6년(1628)에 중건하였다고 한다. 향교 정문 옆에는 과거 익산지역 관리들의 공덕비와 선정비등 비석 17기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향교를 지키기 위해 도열한 병사들의 모습 같다.


익산향교는 평소에 개방되어 있지 않다. 이곳은 다른 향교 특징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선현에 제사지내는 배향 공간과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향교 내로 들어서면 교육 공간인 명륜당(明倫堂)과 동재, 서재가 있다. 명륜당의 동편과 서편에 위치한 동재와 서재는 학생들의 기숙시설로서 동재에는 양반들의 자제가 기숙하였고 서재에는 서민들의 자제들이 기숙을 하며 학문을 수양했다.


향교의 뜰에는 유교 교육을 상징하는 의미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다. 수명은 600년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이 되며 익산 향교와 함께 그 긴 세월 자리를 지켜왔다. 


담 하나를 더 두고 배향공간으로 넘어가면 대성전과 마당이 펼쳐지는데 이곳에는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의 선현들을 배향하고 있다. 마당에서 대성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3개가 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 반의 맞배지붕으로 된 겹처마를 이루고 있는 대성전과 일치를 이루고 있다. 축대의 높이와 계단의 폭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아래서 올려다보면 우람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 여산향교

  

- 여산향교 -
여산면에 위치한 여산향교의 처음 건립연대는 현재 알 수 없으나 조선 태종 3년(1403) 여량현에서 옮겨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면에서는 다른 향교들과 비슷하나 다른 향교들보다 조용하고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그런지 더욱 적막한 느낌이 든다. 


항시 개방되어 있는 외삼문을 통해 들어가면 왼쪽에 커다란 은행나무와 함께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으로 되어있는 명륜당이 있다. 명륜당을 한바퀴 돌아 내삼문으로 들어가면 전방과 좌우에 대성전과 동재·서재가 균형에 맞춰 위치해 있다. 현재의 대성전은 정면3칸 반에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처마에는 부연을 단 겹처마로 되어 있다. 보통의 향교가 3칸의 집이며 각각의 칸에 계단을 가진 것에 비해 이곳 대성전의 계단은 하나뿐인 것이 특징이다. 다른 향교에 비해 가파르고 높은 곳에 위치한 대성전을 보면 왜 하나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간다. 


계단을 따라 대성전으로 올라가 돌아보면 좌우의 동·서재와 명륜당, 바깥담까지 향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 함열향교


- 함열향교 -
함열읍에 있을 것 같은 함열향교는 사실 함라면에 위치하고 있다. 함라면 함열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뒤로는 함라산을 등지고 1,300평 넓은 부지에 동남쪽으로 위치하고 있으나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다.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된 것을 영조 때에 다시 지었다가 순조 31년(1831) 현재의 위치로 다시 옮겨왔다고 한다. 


함열 향교 또한 관리상의 이유로 상시 개방이 되어 있지 않다. 내삼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니 다른 향교들보다 약간은 큰 규모이다. 정면에 명륜당과 오른편에는 4칸의 동재, 왼편에는 3칸의 서재가 있으며 세 개의 건물이 가깝게 배치되어 있다.  


대성전은 앞면 3칸 옆면 3칸에 맞배지붕으로 되어 있고 앞면 3칸에 맞춰 계단 3개가 배치되어 있다. 함열 향교의 특징으로는 영소전을 들 수가 있는데 인조 4년(1626)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남궁경이 귀국하면서 가져온 공자의 영정을 숙종 43년(1717)함열 향교 경내에 영소전을 세워 봉안하였다. 하지만 현재 공자의 영정은 행방을 찾을 길이 없다고 한다.


▲ 용안향교


- 용안향교 -
용안면의 용안향교는 고려 공양왕 3년(1391)에 처음 지어졌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광무2년(1897) 다시 중건되었다. 그러다 1927년 화재로 대성전만 남고 모든 건물이 없어지고 대성전터 앞을 용안초등학교에 내어주었다. 대성전만 남아있던 용안향교에 지방민들이 성금을 모아 1961년 명륜당을 지었으며 1982년에는 마을 회의를 열 수 있는 충효관을 건립하였다. 그리고 1997년 전사재를 복원하여 현재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른 향교와 다르게 용안 향교는 항상 문을 열어두고 수시로 출입하는 여유를 준다. 향교 내부로 들어가면 앞뜰을 용안 초등학교에 내주어서 그런지 다른 향교들의 구조와는 다르게 마당의 폭이 상당히 좁고 명륜당 등 건물들의 위치가 옆으로 나란히 지어져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 충효관이 위치하고 그 옆에 나란히 내삼문과 정면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의 대성전이 자리 잡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니 공자님의 초상화와 중국의 4현 그리고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정성스레 자리 잡고 있으며, 한쪽에는 제기 일체와 제복 등이 남아있다. 매년 2월과 8월 제를 올릴 때 사용된다.


과거 교육을 담당하였던 장소여서 그런지 향교에 들어서면 방과 후 학교처럼 차분한 느낌이 든다. 처마 밑에 앉아 있노라면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평화로운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잠시 복잡한 마음을 덜어놓고 사색을 즐기고자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문화재는 존재함으로서도 그 의의가 있지만 사람들이 찾고 보고 느끼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교에 더욱 관심을 갖고 관리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 장소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2.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3.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4.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5.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6. 울주군치매안심센터,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 치매극복 선도단체 지정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치매안심센터가 12일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춘해보건대 대학생 봉사단체)를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은 청년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내 치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
  7. 신간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프랑스 기호학자이자 문학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드프랑스 취임 연설 「강의」, 그리고 바르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자크 데리다가 발표한 애도의 글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을 묶은 책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김예령 옮김)이 문학과지성사의 ‘채석장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하나는 바르트의 시작을, 다른 하나는 바르...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