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슈퍼 태풍 '망쿳'의 직격탄을 맞은 필리핀에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풍 망쿳이 할퀴고 간 두 나라의 사망자 수를 합치면 100명이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가 난 필리핀의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
필리핀 당국이 집계한 사망자는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피해 상황이 추가로 알려지며 사망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200km떨어진 벵게트 주(州) 이토겐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지금까지 32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매몰된 상태다.
루손섬 주민인 사킹(64) 씨는 "세상의 종말을 느꼈다. 이번 태풍은 라윈보다도 강력했다.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태풍의 위력을 설명했다.
필리핀을 휩쓴 망쿳은 16일 오전 홍콩으로 향했다.
홍콩 시내 지하철 지상 구간과 버스의 운행은 전면 중단됐고, 홍콩 국제공항에서는 889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세계 최대의 도박 도시로 알려진 마카오에서는 처음으로 모든 카지노의 영업을 중단했다.
중국 기상국은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홍콩 서쪽 135㎞ 지점에 있는 광둥 성 타이산(台山) 원자력 발전소와 230㎞ 지점에 있는 양장(陽江) 원자력 발전소는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어 두 발전소 모두 초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이날 저녁까지 두 발전소에서는 아무런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국과 필리핀 당국은 16일 예정됐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필리핀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