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열렸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에서 주최 측 추산 백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도심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빅토리아 파크에 집결한 뒤 코즈웨이 베이부터 차터로드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정부에 경찰 진압에 대한 독립 수사, 체포된 이들 사면, 보편적 참정권 등을 거듭 촉구했다.
시위를 개최한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시위에 103만 명이 참여한 지난해 6월 9일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경찰은 6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시위에는 지난해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인사들이 앞장섰다.
시위 참여자들은 팔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편 채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섯 손가락을 편 것은 송환법 공식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의 5대 요구를 가리킨다.
시위대는 국제사회에 홍콩 시위 지지를 촉구하면서 성조기와 영국 국기, 타이완 국기 등을 들고 수시간동안 행진을 이어갔다.
일부 시위대는 격렬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면서 과격 시위를 벌였다. HSBC은행 분점과 상점, 신호등을 파손하기도 했다. 홍콩 고등법원 외벽에서 판사들을 비판하는 낙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과격 시위대를 상대로 최루가스와 물대포, 후추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무력 진압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불법 집회와 공격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4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시위가 시작된 이래 하루 동안 체포된 인원 중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