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사고가 이란의 미사일에 피격된 것이라는 주장이 미국과 캐나다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 매체인 뉴욕타임스(NYT)는 9일 홈페이지에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피격 당시 장면이 담긴 약 19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어두운 밤하늘에 섬광이 번쩍이는 장면이 담겼다. NYT는 이 영상이 테헤란 공항 부근 파란드 상공에서 찍혔으며 여객기의 교신이 끊긴 지점이며 "우리가 확보해 검증한 영상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피격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의 고위관료들은 영상 공개에 앞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됐다는 정보를 익명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했으며,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직접 밝혔다.
사고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시간은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들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단행한 지 몇 시간 뒤였다는 점에서, 군항기로 오인한 미사일 격추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번 사고가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일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여객기가 그 후로도 몇 분간 더 비행하가 급격히 추락하였다며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영상이 공개되며 은폐 의혹을 받게 됐다.
이란 정부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9일 이번 추락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객기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도에 대해 "(이런 주장을 담은)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고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에는 63명의 캐나다 등 다양한 국적자들이 탑승해 국제적인 파장이 클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과 독일 각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