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7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최근 접촉한 의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이날 베를린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한 직후 그가 최근 접촉한 의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바로 자가 격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 지도자 중 자가격리에 들어간 건 메르켈 총리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65세로, 지난 20일 해당 의사에게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맞았다.
메르켈 총리는 향후 며칠 내에 검사를 받을 것이며, 당분간 집에서 계속 업무를 볼 것이라고 대변인은 밝혔다.
앞서 독일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두 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금지했다. 메르켈 총리가 자가격리에 들어가기 전 연 기자회견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두 명을 초과하는 모임을 최소 2주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집에 사는 경우와 업무 관련 모임은 제외된다. 모든 식당 및 미용실 운영도 금지하기로 했다. 식당의 경우 배달 서비스만 가능하다.
한편, 영국 정부는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급속히 확산되면 향후 2~3주 내 영국의 공공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빠르다”며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를 사례로 들며 "이탈리아가 보유한 뛰어난 의료시스템이 코로나19로 인해 압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우리가 집단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영국 국민공공보건서비스(NHS)도 압도될(overwhelmed)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산 정도는 이탈리아보다 2~3주 가량 늦다. 만약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2~3주 후에 영국도 지금의 이탈리아 상황처럼 공공의료시스템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