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이번에는 프랑스의 항공모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의 승조원 1767명을 검사한 결과 668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승조원 30% 가량은 아직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나온 결과여서, 감염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진을 받은 승조원들은 모항인 지중해 연안 툴롱 기지에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진수된 샤를 드골호는 프랑스가 보유한 유일한 핵추진 항모로 미국 이외의 나라가 갖고 있는 핵추진 항모는 세계에서 이 배 한 척뿐이어서, 프랑스 해군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졌다.
샤를 드골호는 지난 1월 이라크·시리아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 잔당 격퇴작전에 투입됐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대서양을 지나 발트해에 배치됐다.
이후 대원 수십 명이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여 훈련을 급히 중단하고 지난 12일 프랑스 동남부 툴롱의 해군 기지로 귀환했다.
항공모함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에서는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호에서 코로나19가 집단 감염이 발병했다.
루즈벨트 호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승조원 감염이 확인돼 태평양의 미국령 괌으로 이동했으나 해군 당국의 대응이 늦어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말 브렛 크로지어 당시 함장이 해군 고위관리들에게 긴급 대응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으나 해군은 이 때에도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승조원 1500여명 가운데 550여명에게 감염증이 퍼졌다.
미 국방부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이 아니라 크로지어 당시 함장의 메일이 언론에 누출된 사실만 문제삼고 함장을 해임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