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에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뒤늦게야 모든 직원들에게 자신의 책상에 앉아 있을 때를 제외하곤 건물 안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메모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메모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과 보좌진 사무실 등이 있는 '웨스트 윙'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은 마스크나 안면 가리개(face covering)를 해야 한다고 돼 있다. 마스크 등을 벗는 건 사무실에서 동료와 최소 6피트(약 1.8m) 거리를 두고 앉아야 허용된다.
또한 절대적인 필요가 없다면 웨스트윙에 불필요한 방문은 피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바이러스가 백악관에 퍼지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최근 백악관에서는 일주일만에 백악관 보좌관 2명이 연달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참모 3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후에야 백악관은 뒤늦은 마스크 의무화를 내놨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를 냈으면서도 백악관에서는 마스크 착용에 미온적이었다. 당장 수장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참모진들도 마스크 착용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자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이번 마스크 의무화는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나 천으로 된 안면 가리개를 하라고 국민들에게 권고했다고 직접 밝히는 자리에서도 “난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이제까지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중 앞에 선 적이 없다.
백악관 관계자들도 “대통령이 마스크를 끼기 시작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