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로마 카톨릭 교황(8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며 봉쇄를 해제한 이탈리아에 “승리를 자축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7일(현지시간) 주례한 주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수백명의 신자들을 향해 이탈리아의 상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을 찾은 신자들의 존재 자체가 이탈리아에서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점을 증명한다면서도 당국이 정한 방역 규정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일찍 승리를 선언하지 말라"며 아직 많은 국가에서 아직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요 일반 알현과 함께 교황이 주관하는 대표적인 대중 행사인 주일 삼종기도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3월 중순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진행하다 지난달 25일부터 정상화됐다.
이탈리아는 2월 중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보고돼 유럽에서 가장 먼저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겪었으며, 현재까지 인명 피해도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규모는 23만 4801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스페인·영국·인도 등에 이어 7위이며 사망자는 3만 3846명으로 미국·영국·브라질에 이어 4위다.
그러나 이탈리아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3월 말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지난달 4일부터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이달 3일에는 국경을 열어 유럽지역 관광객 입국을 허용하고 자국민의 국내 여행도 전면 자유화하는 등 사실상 모든 통제를 해제했다.
하지만 그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안전거리 유지 등의 방역 규정이 허물어지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며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교황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