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이 찾아오며 야외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고충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6kg이 넘는 레벨D의 방호복 속에 숨쉬기조차 힘든 보건용 마스키, 고글, 덧신까지 신고나면 한증막에 들어온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장비를 착용하면 5분도 안돼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고.
지난 3월 찬바람이 불 때도 방호복 내부 온도는 40도까지 올랐다. 방호복을 벗은 의료진의 상의가 온통 땀으로 젖어있던 사진은 모든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데 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면서 의료진의 고충은 말로 다할 수 없이 심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늘고 있고, 각급 학교의 등교수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검사 물량이 급증해 잠시 휴식할 틈도 없다.
한 의료진은 "방호복을 한 번 입으면 4시간 이상 땀으로 샤워를 하는데, 움직이는 찜질방이 따로 없다"며 "이때는 화장실 가는 것은 고사하고 물조차 마음 놓고 못 마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부분 의료진은 근무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방호복은 한 번 쓰면 폐기해야 하고, 입고 벗는 것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습기에 약한 방호복이 오염될까 봐 얼음조끼도 입을 수 없어 의료진은 더위를 오롯히 맨몸으로 버텨낸다. 이 때문에 무더위가 시작된 뒤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의료진이 지쳐 쓰러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된지 다섯달을 넘기고 있는 현재, 의료진들은 탈진, 어지럼증, 과호흡, 손떨린, 신경쇠약, 방광염 등을 달고 산다.
의료진들도 가끔은 지친다고 호소한다. 최선을 다해도 코로나19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시민들로 인해 감염 확산이 계속되는 모습을 볼때면 허무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의료진들은 주변의 응원에 힘을 얻으며,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또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