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했다. 단순한 지수 기록을 넘어 이번 상승세가 갖는 경제적 의미와 파급효과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 효과가 크게 작용한다. 보유한 주식과 주식형 펀드, 연금 등 금융자산 가치가 올라가면서 소비 심리가 강화된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곧 가계의 지출 의지를 자극하고 내수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기업에도 호재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 가치가 높아져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이 한층 유리해진다. 이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신사업 진출로 이어져 기업 성장의 발판이 된다. 동시에 스톡옵션 등 보상이 매력적으로 바뀌면서 우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지수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 자본은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순매수세를 늘린다. 이 과정에서 원화 강세와 환율 안정이 뒤따를 수 있고, 이는 수입 물가 안정과 물가 상승 압력 완화로 연결된다.
이처럼 증시 상승은 투자자·기업·거시경제에 걸쳐 연쇄적으로 긍정적 흐름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특정 업종, 특히 반도체주에 의존한 상승은 구조적 불균형을 내포할 수 있고, 실물경제와의 괴리가 커지면 ‘버블’ 우려가 커진다. 또한 미국 금리 정책과 글로벌 경기 흐름 같은 외부 변수는 언제든 급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코스피 3,500 돌파는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지만, 이 상승세가 지속성을 가지려면 실물 경기 회복과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단순한 기록 경신을 넘어 경제 체질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