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사람이 모이며, 야외 유세는 취소하는 등 흥행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재선 캠프를 약 3개월만에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재선 캠프 측은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유세 참가 신청자가 80만명을 넘었다고 했고, 트럼프도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거의 100만명이 유세 티켓 요청을 하고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적었다.
하지만 정작 유세가 열린 이날 실제로 유세현장을 찾은 인원은 적었다. 1만9000석 규모의 실내 경기장 BOK센터는 3분의 1가량이 비었고 센터 2층 자리 대부분은 공석이었다. 예정된 야외 유세도 참가자가 적어 취소했다.
트럼프 측은 이번 유세로 지지율 반전을 꾀하려 했다. 최근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가장 큰 라이벌로 꼽히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이같은 지지율 격차는 미국 국민들의 실망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보인 안이한 대응과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등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90분간 연설의 대부분을 자화자찬과 최근 불거진 자신의 건강 이상설을 해명하는대 썼다.
앞서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오른손으로 물컵을 들어 마시려 했지만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왼손으로 거들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지나치게 주춤해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4분 15초에 걸쳐 한 손으로 물컵을 마시고 컵을 던지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한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경이로운 일을 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또 코로나 검사를 많이 하는 나라로 한국과 독일을 언급하며 "그 정도로 검사를 많이 하면 나쁜 점은 확진자가 더 많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난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말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을 했다.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재차 꺼내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쿵 플루'라고 이름 짓겠다"며 중국 전통 무술 '쿵후'와 인플루엔자(독감)의 약칭 '플루'를 연관시켰다. 엄연히 인종차별적 언사였다.
그는 연이은 과격 시위와 관련해 "성조기를 태우면 1년간 감옥에 보내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