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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춘재 사건 수사 종료…"14명 살해, 추가 성폭행도 9건"
  • 조기환
  • 등록 2020-07-02 10: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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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당시 수배 전단]


경기도 화성에서 일어났던 희대의 연쇄살인사건, 우리나라 강력 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가 34년만에 종결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춘재 사건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춘재가 14건의 살인과 9건의 강간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들 사건은 이춘재가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가학적 형태의 연쇄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춘재를 살인과 강간 사건의 범인으로 경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화성사건을 포함해 이춘재가 저지른 살인 등의 범행은 지난 2006년 4월 2일 모두 공소시효가 끝났다. 이에 따라 이춘재는 다시 재판이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찰은 또 이춘재의 추가 범행으로 확인된 화성 초등학생 살해사건(1989년)과 관련해 피해자 김모양의 시신 일부를 발견하고도 실종 사건으로 덮은 당시 경찰관 2명도 사체 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해 송치할 예정이다.


영구 미제로 남을 뻔한 이춘재 사건은 지난해 9월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미제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다른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중인 이춘재(57)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재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최초 살인이 발생한 1986년 9월 이후 무려 33년만이었다.


재수사 결과 이춘재는 화성사건 10건(1986~1991년 발생)을 포함해 범인이 검거되지 않은 14건의 살인사건을 자백했다.


그간 범인이 특정되지 않아 범행이 발생한 화성의 이름을 때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 불렸지만, 이춘재가 범인으로 특정되고, 시 이미지가 악화될 것을 우려한 화성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명명됐다.


경찰은 이춘재의 범행 동기에 대해 “욕구 해소와 내재된 욕구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가학적 형태의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이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그의 심리를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자존감이 약했으나 군대에서 처음으로 성취감과 주체적은 역할을 경험했다. 또 전역 이후에 무료하고 단조로운 생활로 스트레스가 가중된 욕구불만의 상태에서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을 표출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이춘재가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의 범행과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과시하고 언론과 타인의 관심을 받고싶어 하는 등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 초기에는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범행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자신의 건강이나 교도소 생활을 걱정하는 등 이중적이고 자기중심적이 모습을 보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이춘재의 자백을 계기로 수사본부를 편성해 이춘재를 조사하고 과거 수사기록 등을 검토하며 그의 범행을 확인했다. 작년 9월부터 올 4월까지 모두 52번 그에 대해 접견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14건과 강간 34건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춘재는 개별 사건에 대해 설명이나 자료 제시를 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자유롭게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14건은 모두 그의 범행으로 판단했다. 화성 3·4·5·7·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는 그의 DNA가 확인됐다. 또 DNA가 검출되지 않은 나머지 5건의 살인도 자백의 임의성과 신빙성과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춘재가 저지른 14건의 살인 사건(1986~1991년)은 모두 그가 1986년 1월 군에서 전역한 이후에 발생했다. 또 화성, 수원, 청주 등 그의 출생·학교·직장 등 연고가 있는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그가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거나 당시의 현장상황 등 범인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두루 진술했다. 다만 그가 자백한 34건의 강간 사건은 그의 범행으로 판단되나 입증자료가 충분한 9건만 그의 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모씨와 가족,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도 머리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수사경찰이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윤모씨를 지목해 구속영장 발부 없이 3일간 부당하게 구금했다고 인정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한 허위자백, 허위 진술서 작성 강요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생 실종·살해 사건과 관련해서도 경찰이 실종된 피해자의 유류품을 발견했으나 유족에게 알리지 않고, 피해자의 유골 일부를 발견하고도 은닉한 혐의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당시 이춘재에 대해서도 용의자로 3번이나 수사가 진행됐으나 혈액형, 족적 등에 대한 오판 등으로 인해 용의선상에서 배제한 부실수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경찰은 윤모(53)씨가 범인으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복역했으나 이춘재의 범행으로 확인된 화성8차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 참여 경찰관과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해 이미 지난 2월 송치했다. 


그러나 이들도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다만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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