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아베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실망한 유권자들이 속속 지지를 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7일부터 9일까지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일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상승한 결과이며, 지난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과, 최근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를 계기로 열린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판에 박힌 답변만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평가했고, 지도력을 발휘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아베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캠페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에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이 85%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9%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게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해야 한다고 답했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답변은 48%로 비슷했다.
한편,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포인트 떨어져 3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