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추행 폭로가 또 터졌다. 전직 모델인 여성이 23년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제로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한 것.
에이미 도리스는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997년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에 살던 도리스(당시 24살)는 당시 남자친구인 제이슨 빈과 함께 트럼프의 초청을 받아 뉴욕을 방문하던 중 US오픈 테니스 대회장에 갔다. 도리스는 트럼프 소유의 VIP 박스에서 여러 명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도리스는 경기 중간 콘택트렌즈 문제로 화장실을 들어갔다 나오던 중 문 앞에 있던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트럼프가 혀를 내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고, 내 엉덩이와 가슴, 등을 포함한 모든 곳을 더듬었다"며 "그를 밀쳐내려고 했지만, 트럼프가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리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US오픈 테니스대회 티켓과 함께 당시 VIP 박스 등에서 찍은 사진 6장을 제시했다.
도리스는 4년전 대선 당시 여러 명의 여성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잇따라 성추문 의혹을 제기했을 때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려 했지만 가족에 대한 우려로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나선 이유에 대해 "내 딸들이 이제 13세가 됐다. 네가 원하지 않으면 누구도 너의 몸을 함부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에게 침묵하지 않고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변호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변호인 측은 "만약 VIP 박스 내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많은 이들이 목격했을 것이며, 그날 이후로 도리스가 며칠 동안 트럼프, 빈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의혹을 제기한 것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문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은 지금까지 26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12명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 때는 여성의 동의 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내용이 녹음된 2005년 ‘음담패설 파일’로 곤욕을 치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