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임 이후 총 4번의 유엔 총회 연설을 가졌지만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7분가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환경, 경제, 외교 정책 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세번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꾸준히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2017년 9월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 지칭하며 북한을 향해서 "완전 파괴"를 경고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열린 2018년 연설에서는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용기와 행동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9월 연설에서는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거론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번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올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 큰 진전이 없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지난 2018년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지만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6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온 신경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추가 도발을 막는 선에서 상황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미 물밑에서 대북 접촉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우리 스스로는 물론 동맹국들인 일본·한국과의 사이에서, 심지어 북한과도 기회가 어디에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있다"며 물밑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시간이 매우 짧았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은 대부분 30분 넘게 진행됐지만 올해는 7분으로 급격히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