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대표 국공립 의료기관인 전남대학교병원을 연결고리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광주·전남지역 사회에 빠르게 확산되자 해당병원 1동 병동 전체가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전남대학교병원은 17일 오전 11시 병원 6동 8층에서 긴급 언론브리핑을 열고 "이날부터 본관 1동 전체 병실을 코호트 격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응급실, 외래 진료, 수술 운영 중단 조치는 오는 22일까지 연장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개원 110주년을 맞은 전남대학교병원의 운영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남대병원 전체 입원 환자는 424명이며, 코호트 격리된 1동 본관에는 154명이 입원중이다.
병원은 이와 함께 격리 병동 외 입원환자의 경우 퇴원 및 전원을 적극 추진하고 잔류 환자의 경우는 유휴 병상을 최대한 확보해 재배치할 예정이다.
원내 감염확산세가 안정 될 때까지 중단된 외래진료의 경우는 차질 최소화를 위해 비대면 전화 처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동 3층~11층 일반인 외래환자 보호자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격리구역과 비격리구역 출입자 동선분리 및 이용통제 조치도 진행한다. 전 직원은 감염병 예방 보호구복장을 착용해야 하며 격리구역 근무자는 병원과 자택 외 외부접촉도 금지했다.
앞서 전남대병원에서는 신경외과 전공의(레지던트)이자 이번 병원발 확산의 지표환자로 지목된 546번째 환자 A씨가 지난 13일 오후 11시께 처음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모두 27명(17일 오전 11시 기준)까지 확대됐다.
A씨의 아내와 같은 병원 의료진 동료, 입원환자와 보호자를 넘어 입주업체 직원과 그의 자녀들까지로 확산됐다. 광주 지역은 물론 영광, 영암, 목포 거주자로까지 퍼지는 등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남대병원발 감염 일자별로는 지난 13일 1명 이후 14일 5명, 15일 3명, 16일 10명, 이날 오전 8명이다.
방역당국은 전남대병원 관련 코로나19 진단 검사자가 4천800여명에 달하고 자가격리자도 500여명에 육박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간호사 17명, 간호조무사 4명 등 긴급 인력을 지원했다.
이들은 전남대병원(7명)과 빛고을전남대병원(14명)에 배치됐다. 향후 신경외과 의사 2명, 간호사 5명, 간호조무사 11명도 추가 투입 예정이다.
지역 최대 병원이 사실상 폐쇄조치되면서 우려했던 의료공백도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며칠간 전남대병원 일대에서는 퇴원 또는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려는 이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긴급 언론브리핑에 나선 김성진 전남대병원장 직무대행(전남대병원 진료처장)은 "원내 의료진 발생 이후 병원 전체 진료 과정이 중단된 상황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병원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