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공급망 문제'로 올해 코로나19 백신 출하 목표를 기존 1억회분에서 5000만회분으로 낮췄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화이자 관계자들을 인용해 "화이자가 초기에 생산했던 원료들이 공급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올해 백신 선적 목표를 절반으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화이자 대변인은 "원래 계획한 선적량의 절반이 표준에 부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임상시험 결과가 초기 예측보다 늦어져 원자재 공급망을 늘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측은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WSJ은 화이자가 신기술인 mRNA를 이용해 백신을 개발한 데다, 백신 개발과 공급망 설치까지 동시에 이뤄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초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망 구축은 백신 공급에 주요 과제로 지적돼 왔다.
화이자 백신 개발에 직접 참여한 한 인사는 "우린 늦었다"며 "일부 초기 원자재들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문제를 고쳤지만 올해 예상 출하량을 맞추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계획한 선량의 절반이 표준에 부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이자는 올해 출시할 예정이던 1억회분 백신은 유통망 문제로 반토막난 5000만회로 줄었지만, 내년에는 예정대로 10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2일 영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미국에서도 오는 10일 미 식품의약국(FDA) 회의 직후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줄인다는 소식에 화이자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거래일보다 1.74% 하락한 40.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