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 각국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석탄을 밀수출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선박들이 지난 1년 동안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저우산(舟山)으로 수백 차례 걸쳐 석탄을 직접 실어나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같은 불법 수출로 인해 북한이 얻은 수익이 올해 3분기까지 4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석탄은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해 설정한 수출 금지품목이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감시를 피하기 위해 외국 국적 선박을 동원하거나, 해상에서 석탄을 다른 선박으로 환적하는 수법을 썼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이제 북한은 (석탄 불법 수출을) 특별히 위장하거나 숨기지 않는다. 중국도 북한이 국제 제재를 견딜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더이상 석탄 거래를 숨기지 않고 있다”며 “북한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직접 운송은 2017년 제재 채택 이후 처음 목격하는 큰 변화”라고 했다.
이 신문은 “미 정부는 북한이 올해 1~9월 동안 410만 미터톤의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추산한다”며 “이는 2017년 유엔 안보리의 석탄 수출금지 이전의 비슷한 기간과 비교할 때 5분의 1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석탄이 톤당 80∼100달러에 팔렸다고 볼 때, 올해 북한의 석탄 수출액이 3억 3000만∼4억 1000만 달러(약 3585억∼4455억원) 범위라고 추정했다. 이같은 수익은 북한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국경 무역을 줄이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고도 했다.
외신은 “이외에도 중국이 북한 노동자 2만명을 계속 고용하고, 석탄 외에 북한산 해산물과 기계류도 불법 수입한 것으로 미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며 “중국과 북한의 불법 무역은 북한 비핵화 전에 제재 완화를 반대하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는 특별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