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올해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요즘 많이 쓰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은 의미다.
교수신문은 지난 7∼14일 전국의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2.4%가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옛날부터 쓰이던 표현은 아니다. 같은 사안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한자로 바꾼 신조어다. 신조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권력자들의) 언어를 보면 그들이 과연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고 대표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며 “소위 먹물깨나 먹고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의 어휘 속에서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따뜻한 충고, 그리고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타비가 올해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에 서글픈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타비에 이어 ‘후안무치(厚顔無恥)’가 2위(21.8%)에 올랐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통한다.
4위에 오른 ‘첩첩산중(疊疊山中·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산속)’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사회상이 담긴 사자성어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