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들의 선 넘는 갑질에 분노한 배달업 종사자들이 자신들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섰다.
배달노동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갑질아파트'에 대한 개선과 정책권고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서울을 비롯한 인천·광주·부산 등 4개 시·도의 103곳 아파트에서 발생한 갑질 상황을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담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진정에 포함된 아파트들은 배달업 종사자들에게 ▲아파트 정문에서 헬멧을 벗고 걸어서 들어갈 것 ▲비가 오는 날에도 지상주차장 대신 미끄러운 지하주차장으로 출입할 것 ▲일반 승강기 대신 화물용 승강기를 사용할 것 등의 강제 지침을 내렸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아파트 정문에서 걸어갈 경우 보통 배달할 때보다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헬멧을 벗기고 화물용 승강기를 타게 하는 것도 굉장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비가 올 때 우레탄으로 코팅이 된 지하주차장으로 가면 미끄러지는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지상주차장으로 가려고 해도 출입을 막는다"며 "라이더의 사고 위험 노출뿐만 아니라 차와 사람의 2차 사고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라이더유니온은 "(아파트에서) 보안과 안전 명목으로 배달원의 신분증을 걷고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있다"며 "비와 눈이 오는 날에는 지하주차장 출입구가 매우 미끄럽지만, 별도의 안전조치 없이 지하주차장으로 출입하도록 해 배달노동자의 산업재해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는 라이더유니온과 별개로 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갑질아파트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