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집결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을 중심으로 은 매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국제 은 가격과 은 관련 기업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와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3월 인도분 은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9.3% 급등한 29.42달러에 마감했다. 은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30.35달러까지 치솟았다. 2013년 2월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다.
은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올랐다. 은 생산업체 쿠어 마이닝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2.96% 상승한 주당 11.14%에 마감했다. 2017년 2월 이후 최고치다. 팬 아메리카 실버의 경우 12.08% 급등한 3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은값을 추종하는 주요 은 상장지수펀드(ETF)도 큰 폭 올랐다. i쉐어 실버 트러스트 ETF는 8.1% 상승했다.
이같은 은값 상승은 특별한 호재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 최근 최근 주요 공매도 헤지펀드들을 공격하며 게임스톱, AMC, 익스프레스, 베드배스&비욘드 등의 주가를 끌어올린 개인투자자들이 다음 타깃으로 주요 원자재 상품인 은을 지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레딧 대화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는 은 매수를 주장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레딧 외에 트위터에는 은 매입을 촉구하는 ‘실버스퀴즈(silversquee)’ 문구가 여럿 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스트리트베츠에 은 매입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온 이후 은 현물가격이 3일 연속 상승하면서 15% 올랐으며 선물가격도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10% 정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또 주말 사이 금·은괴 유통 사이트에 은 매입 주문이 쏟아졌다.
주화와 은괴 등을 거래하는 온라인 거래소인 머니 메탈스는 홈페이지에 '주문량 폭주 중"이라는 배너를 올렸으며 경쟁업체인 SD 불리언은 "전례가 없는 수요" 때문에 주문을 받을 수 없으며 이미 주문받은 물량의 배송도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실버 센트럴의 은 시장 전문가인 브라이언 랜은 많은 투자자가 현 상황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가격 급등 우려에 은 수요가 지난주 중반 이후 두배 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매도 세력과 일전을 치른 개인투자자들이 상품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어 단기적으로 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지만 은 시장은 게임스톱 주식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선물 옵션 자료에 따르면 은의 경우 2019년 중반 이후 롱포지션(가격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해 보유하고 있는 상태)이 많은 상태여서 게임스톱과 같은 쇼트 스퀴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게임스톱의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이 이미 판 게임스톱 주식을 갚아야 하는 상황(쇼트 스퀴즈)에 몰리면서 게임스톱 주식을 사면서 게임스톱 주가를 추가로 밀어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스톱 주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의 은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도로 급등세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도 은 매수 주장은 틀렸으며 은 매입을 자제하라는 글이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
주식 공매도를 놓고 개미들과 전쟁을 벌이는 헤지펀드들이 은에 대해선 롱포지션이라는 점에서 은 집중 매수가 이들의 배를 불려줄 수 있다는 경고도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