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기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영국發 변이 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간 해외에서 입국한 확진자와 같이 사는 가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있었지만, 확진자와 같이 살지 않는 친척들까지 변이 바이러스에 한꺼번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1일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27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5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4건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고, 1건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였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추가 감염자 1명은 경북 구미에 거주자로 지난 1월 28일 해외에서 입국한 확진자의 가족으로 확인됐다. 해외 입국 확진자가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취하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이 확진자의 가족 전파가 확인됨에 따라 밀접접촉자 13명에 대해 일제검사 및 자가격리 조치, 그외 접촉자 44명에 대해 일제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아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추가 감염자 4명은 경남과 전남 지역에서 발생했다. 경남 김해 1명, 경남 양산 2명, 전남 나주 1명으로 해외 입국 확진자의 가족을 중심으로 친척모임 등에서 퍼져나갔다.
방역 당국은 이들을 '시리아인 친척 집단발생' 관련 사례로 분류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입국한 시리아인이 영국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이 시리아인이 동거 가족 및 경남과 전남 지역에 거주하는 친척집에 방문하면서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49명이다.
밀접접촉자 49명(경남 25명, 전남 23명, 부산 1명)은 현재 자가격리와 격리해제 전 검사를 모두 완료했고 이 가운데 4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다. 또 이들과 접촉한 사람이 136명으로 파악돼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더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겨우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또 다른 대유행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방대본은 "이번에 추가된 변이 감염자 5명은 모두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라면서 "관련된 접촉자의 관리 상황을 재점검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서의 변이 바이러스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까지 국내에서 해외 입출국 이력이 없는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총 10명이다.
이 가운데 먼저 확진된 환자와 함께 산 가족이 6명, 같이 살지 않는 가족·친척이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