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인 핵시설인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서 우라늄 농축공장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LANS) 핵전문가 프랭크 파비안과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 잭 류 등 3명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올해 1~2월 영변 핵단지 위성사진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들은 “올해 1~2월 북한 영변 핵단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보면 원자로는 가동하지 않는 상태지만, UEP가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 간 외교적 해법 시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판단과 상통하는 것이다.
총상 원자로는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물질인 플루토늄을, UEP는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다. 핵무기는 그 제조 원료에 따라 크게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으로 나뉘는데, 플루토늄 제조는 공정이 우라늄 농축에 비해 쉽고 가격이 저렴해 개도국의 핵무기 개발에 주로 이용되지만 대규모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닉이 쉽지 않다. 반면 우라늄 농축은 비용은 많이 들지만, 소규모 공간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은닉이 쉽다.
이들은 UEP 가동의 경우 위성사진 상 감지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동안 주변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난 일들이 반복된 점에 주목했다. 독특한 모양의 특수궤도차들이 UEP에 도착하고 출발하는 사진이 찍힌 것이다.
과거 이 궤도차들은 UEP 동쪽에 위치한 환승역에 1년에 2~3번 도착해 화학시약 가능성이 있는 내용물을 옮기며 4주가량 머문 뒤 떠나는 패턴을 보였다.
실제로 이들이 제시한 1월 3일 위성 사진에 3대의 궤도차가 환승역 등 UEP 주변에서 관측됐고, 2월 11일 사진에는 이 3대 모두 UEP 야적장을 떠나 영변 지역을 출발하려는 모습이 찍혔다.
궤도차 외에도 1월 30일부터 2월 11일까지 위성사진에서 액체질소를 실었을 가능성이 있는 트레일러트럭이 UEP에서 관측됐다.
반면 재처리 공장인 방사화학실험실은 1~2대의 차량이 보이고 눈이 치워지는 것 외에 활동이 거의 관측되지 않았다.
또 핵단지 내 5메가와트(5MWe) 원자로는 주변에 차량이 계속 관측되지만 가동이 재개됐다는 조짐은 드러내지 않았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실험용 경수로(ELWR) 역시 주목할 만한 활동은 없었다.
이들은 작년 여름 홍수로 영변 핵단지가 입은 피해 대부분이 복구됐다고 봤다. 또 범람한 댐의 상류와 하류 양쪽에서 물의 흐름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지역의 제방과 수로 건설 등이 이뤄지는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