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대가 없이 치킨을 대접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가 영업을 중단했다. '돈쭐(돈+혼쭐의 합성어로 돈으로 혼을 내주겠다는 신조어)을 내주겠다며 누리꾼들의 주문이 밀려들어서다.
2일 배달앱에 따르면 ‘철인 7호’의 서울 마포구 홍대점은 “밀려오는 주문을 다 받고자 하니 100% 품질 보장을 할 수 없어 영업을 잠시 중단한다”며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돌아오겠다”며 “여러분들의 관심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고 했다.
점주 박재휘씨는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는 주문과, 매장으로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의 따뜻한 발걸음… 심지어 좋은 일에 써 달라 소액이라 미안하다며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신다”며 “전국 각지에서 응원전화와 메시지, 댓글이 지금 이 시간에도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글이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박씨는 “아직도 제가 특별한 일,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그렇게 하셨을 거라 믿기에 더더욱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했다.
이같은 일은 김현석 철인7호 대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난 1월 프랜차이즈 본사로 온 손편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 편지에는 편찮은 할머니, 7살 어린 동생과 함께 살면서 택배 상·하차 업무 등으로 생활비를 벌어온 A군의 이야기가 담겼다.
편지에 따르면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 7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사는 A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하던 음식점에서 해고된 뒤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중 치킨이 먹고 싶다는 남동생을 데리고 거리로 나왔지만, 5000원밖에 없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치킨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 박씨는 가게 앞에서 우물쭈물대는 형제를 불러 2만원어치 치킨을 내주고 돈을 받지 않았다. 또 이후로 몇 차례 더 찾아 온 A군 동생에게 치킨을 대접하고,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를 깎아주기도 했다.
A군은 편지에서 “처음 보는 저희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성인이 되고 돈 많이 벌면,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 수 있는 사장님 같은 사람이 되고싶다”고 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박씨에게 '돈쭐'을 내줘야 한다며 주문을 시작했다. 또 응원 전화를 하거나 성금, 선물을 보내면서 박씨의 선행을 격려했다. 일부는 “멀리 살아서 주문만 한다. 치킨은 먹은 걸로 하겠다”며 주문만 하고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대표는 "점주님의 선행에 감동받아 영업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드렸다"며 "제보해주신 학생과 연락이 닿는다면 장학금 전달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