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오는 14일부터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문앞 배송을 준당하고 단지 입구까지만 배송하겠다고 선언했다.
택배노조는 “이번 조치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갑질에 맞서 택배노동자 노동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불편함을 겪게 되실 입주민 고객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는 5천 세대 규모로 매우 큰 아파트 단지로, 지상에는 차량 주차가 불가능한 공원형이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안전을 이유로 택배 차량도 지상에 주차하지 말고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택배차량의 높이 문제로 지하주차장 진입이 불가능했고, 택배노동자들은 차량을 단지 밖에 주차하고 입구부터 수레에 택배를 실고 평균 왕복 1.4km를 수십 차례 오고가야 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6일 아파트 단지 앞에 모여 '입주민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택배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택배 물량이 늘어났는데 지하주차장에 진입이 가능한 저상 차량으로 바꾸라는 아파트 측의 주장은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또한 저상 차량으로 바꿀 경우 차량 높이가 낮아 무거운 택배를 정리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허리와 무릎을 다칠 수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을 이유로도 바꾸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이 여전히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다녀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누구 덕분에 먹고 사는데", "배부른 멍청이들"이라며 택배기사들을 조롱하는 문자를 주고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택배기사들과 아파트 입주민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