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검거된 30대 점주가 술값 문제로 범행했다고 시인했다. 피해자 시신은 인천 철마산 중턱에서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13일 주점 업주 A(34·남)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해자의 시신을 곧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전날 경찰에 검거된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지만, 11시간에 걸친 경찰의 추궁 끝에 오후 7시 무렵 범행을 자백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밝혔다. 그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술값 문제로 다투다가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시각은 피해자 B(41)씨가 술값 문제로 A씨와 실랑이를 하다가 112에 신고한 시간인 지난달 22일 오전 2시 5분 직후로 조사됐다. 당시 BTl가 직접 전화를 걸어 술값을 못 냈다고 신고했지만 상황실 근무자의 정확한 위치을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살해한 B씨의 시신을 훼손해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했다.
경찰은 B씨 실종 나흘만인 지난달 26일 B씨 아버지의 신고로 수사에 나서, 그의 마지막 동선이 A씨의 노래주점인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 주점 폐쇄회로(CC)TV 조사결과 B씨가 노래주점에 방문한 장면은 확인했으나, 나간 장면은 확인하지 못했다. B씨와 함께 방문한 지인은 "B씨가 주점에서 더 놀겠다고 해서 먼저 나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 정밀감식을 벌여 노래주점 내부에서 B씨의 혈흔과 미세 인체조직을 발견했다. 또 A씨가 사건 발생 당일 오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인근 마트에서는 14L짜리 세제 한 통, 75L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B씨 실종 22일 만에 수상한 행적을 보여온 A씨를 결국 검거하기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 범행 과정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면서 "유족에 대해서는 피해자 케어전담요원으로 하여금 심리지원과 함께 향후 장례 절차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