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순간'을 잡으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권 데뷔를 촉구하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돌연 윤 전 총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의 회동에서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또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수사 같은 한 분야만 했지, 다른 분야를 잘 하겠느냐”며 “지금은 경험이 있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검찰을 떠난 직후인 지난 3월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첫째는 국내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실망감'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윤 전 총장은 방어막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당에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박약하며 국민들이 우리의 방어막이라고 했다”면서 “또 자기가 약점이 있다면 나오지도 않았다고 했는데, 별 것 아닌 것도 약점으로 만드는 게 우리 정치판이다. 그런식으로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정치를 모른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빨리 정당에 들어가든지, 제3당을 창당하든지 해야 하지만, 현충원 참배는 하면서 대선출마 선언은 하지 않는 등의 행보를 보면 국민들이 굉장히 지칠 수가 있다”면서 “김 전 위원장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쏠림 현장 경계'이다. 현재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관심의 중심에 섰고, 이준석 돌풍과 더불어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는 국면에서 한 사람에 대한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일각에서는 아직 윤 전 총장과 깊은 교류가 없다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범여권에서도 윤 전 총장 견제가 이어지고 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한강 다리를 건너올 태세다. 군복 대신 양복을 입었다”라며 “총칼의 번뜩임이 보이지 않는 은폐된 쿠데타다. 탱크의 굉음이 들리지 않는 조용한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검찰개혁을 가로막고 대권을 넘보는 윤 전 총장을 쿠테타 세력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한편 윤 전 총장은 현충일 전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