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낮은 수준인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2단계로 지정한지 6개월 여만이다.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미국인에 대한 한국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하는 조치를 단행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미국은 여행 경보를 4단계로 나누는 데 △일반적 사전주의(1단계) △강화된 주의(2단계) △여행재고(3단계) △여행금지(4단계)이다. 이번에 1단계로 하향 조정한 것은 사실상 미국인이 한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같은 국무부의 결정에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지수를 1단계로 낮춘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무부는 "CDC는 한국에 대해 여행 보건 수준 1단계를 발령했다"며 "이는 한국 내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낮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코로나19 감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시간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613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서는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한국 정부가 미국인을 상대로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미국인 입장에서 달라지는 건 없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일본을 포함한 61개국에 대해서도 당초 ‘여행금지'를 권고했던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했다. 여행경보 4단계는 해당 국가에 대해 여행을 피할 것을 권고하는 동시에 사업상 이유 등 불가피할 경우에는 완전한 백신 접종을 조건으로 하는 단계다.
4단계는 해당국으로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하면서 반드시 여행해야 할 경우에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내도록 하고 있다. 반면 3단계는 해당 국가 여행 전 백신 접종을 끝내야 하고, 비접종자는 비필수 여행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 완화는 국무부가 지난달 24일 CDC 권고에 따라 4단계로 강화한지 불과 15일 만이다.
이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고, 일본에서 지난 7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두 달여 만에 1500여명을 하회하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된 국가엔 프랑스,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포함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럽 국가들이 적잖게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미러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1∼16일 영국과 벨기에, 스위스를 방문한다.
국무부는 CDC 권고 변경을 반영해 자체 경보를 수정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CDC는 미국에 대한 여행 권고 수준도 4단계에서 3단계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