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 중인 가운데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고객센터 노조가 파업을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14일 건보공단에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단은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보험자이자 5대 사회보험의 보험료를 통합 징수하는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며 "건보공단이 파탄으로 빠져드는 일만은 제 몸을 바쳐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단의 최고 책임자가 노조를 상대로 단식을 한다는 파격에 대해 갖은 비난이 있을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능력이 부족해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10일 고객센터 노조 조합원 970여 명은 고객센터 외주화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건보공단은 콜센터 업무를 효성ITX·제니엘 등 민간기업에 위탁하고 있는데 노조 측은 이들을 건보공단의 정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 이사장 측은 이같은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단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최고 책임자가 노조를 상대로 단식농성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책임회피용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고객센터노조는 “김 이사장은 사태의 쟁점과 해결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문제의 본질은 노조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16년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며 발생한 상담 노동자의 노동조건 악화다. 단식을 중단하고 대화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