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BBC 유튜브 캡처]폭동과 약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아이 엄마가 두 살배기 딸을 살리기 위해 낯선 이에게 던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남아공 더반의 한 주상복합 건물에서 약탈로 인한 화재가 났다.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던 날레디 만요니는 화재를 피하려 했지만 엘리베이터 운행도 중단돼 16층에서 1층까지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다. 그러나 1층 출입구는 막혀있었다.
만요니는 2층으로 다시 올라가 발코니에서 밖에 있는 행인들에게 도움을 호소하며 딸을 그들에게 던졌다. 다행히 딸은 안전하게 1층에 내려왔고 행인들은 사다리 등을 가져와 만요니를 비롯한 아파트 주민들을 구했다.
이같은 모습은 폭동 사태를 취재 중이던 BBC 방송국 카메라에 포착돼 널리 알려졌다. 만요니는 BBC 방송국 인터뷰에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며 절박했던 순간 딸을 안전하게 받아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남아공에서 몇년 만에 최악의 폭동과 약탈 사태가 빚어지자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남아공에서는 현재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최근 일주일 확진자 수는 1만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이번 소요의 양대 중심축 가운데 하나인 수도권 하우텡주에서 전체 신규 감염의 50% 이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류판매 금지를 포함한 제4단계 봉쇄령이 지난달 말부터 2주간 내려진 데 이어 11일부터 2주 연장됐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령의 하나인 록다운을 1년 4개월째 실시해왔다.
물론 중간중간 감염 파동이 잦아들면 규제도 완화하고 4단계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허용됐으나 실업 보조기금(UIF) 지급은 지난 3월 이후 끊긴 상태다.
이 때문에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 11일 봉쇄령 강화에 영향받는 분야에 대한 UIF 지급을 재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 수감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렸던 주민들의 반감이 터져나왔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폭동과 약탈 와중에 72명이 압사 등으로 사망하고 1200명 이상 체포됐다고 AFP 통신이 14일 전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32%가 넘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빈곤층의 절망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남아공 최대 흑인 밀집지인 소웨토를 비롯해 최대도시인 요하네스버그 근교의 알렉산드라 등 흑인 타운십 여러 곳에서 쇼핑몰과 상가를 겨냥한 약탈이 횡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