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1일 세 번째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네거티브 없는 경선’ 선언 이후 첫 토론이라 상대 후보들의 신상 관련 공격은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6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 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칼날을 빼든 것은 이낙연 전 대표였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우려가 있다는 걸 본인도 알 거다”라며 “철거민과 몸싸움을 하고 고소고발을 하고, 정책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비판하는 시민을 향해선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표현을 한) 트위터 반응도 있었다. 최근에는 주민들께 반말하는 게 회자되고 있다”며 이 지사의 도덕성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전부 다 왜곡된,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철거민한테는 제가 폭행을 당했고 그 사람들이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껐다는 건 그들이 처벌받은 사안이니까 그 이야기를 다시 하지 마시라”고 단호한 말투를 이어갔다.
이 지사는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다”라며 “반말했다는 것은 영상을 보시면 잘라서 붙인 것이다. 여러 대화의 중간 부분을 잘라서 붙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차례 공격을 받은 이 지사는 이번에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동북아 균형자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강력한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이낙연 후보는 당시 ‘국방력을 키우는 건 주변국의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 일으킨다’며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왜 반대했나”고 이 전 대표에게 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당시 균형자론이 과장됐다고 판단했다. 국방력 강화 만으로 균형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고 답했고, 이 지사는 “생각이 바뀐 건 아닌가 보군요”라며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곧바로 역공에 나섰다. 그는 “이 지사는 최근 ‘사드는 중국용’이라고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대형사고를 쳤다’고 비판했다”며 “그런데 이 지사는 2017년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 아닌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게는 왜 비판한 거냐”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현재는 북측 미사일 방어용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중국 방어용이라고 하면 외교적인 문제가 된다고 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토론은 지지율 1위인 이 지사에게 공격이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후보들은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 씨의 집은 반지하라 비가 그대로 쏟아진다. 이선균 씨 집은 비를 감상한다. 두 분에게 똑같이 8만원 주는 게 정의로운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 이선균이 세금 안 낼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이 전 대표는 “그건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후보들도 이 지사를 향한 맹공을 퍼부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을 정면 겨냥,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이다. 근거도 없이 허장성세를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박용진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 “재벌이라고 해서 특혜는 안 되지만 역차별은 안된다고 했다”고 이 지사에게 질문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박용진 후보는 “이 말은 이 지사의 말이 아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6년 전 최태원 회장 가석방을 두고 한 말”이라며 “이재명 후보와 묘하게 똑같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이 전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열린 정경심 교수의 2심 재판 결과와 관련해 “내일이라도 바로 (검찰개혁 입법을) 대표발의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어떠냐. 뭐가 두려우시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가 “두렵지 않다. 의원들과 상의해보겠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이 올해부터 시행 중”이라고 답하자, 추 전 장관은 “(입법) 공은 차지하고, (이건) 물어보겠다고 하니 선문답식 답답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그는 “(이낙연 후보가) 17년 전 인터뷰에서 ‘표결에 참여했다. 혼자 살겠다고 빠지면 구차할까 싶어 탄핵에 참여했다’고 했다”며 “이것이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지 납득이 안 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