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인천 무인도에서 70여명의 외국인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집단 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은 거리두기 4단계 지역으로 이같은 파티는 엄연히 방역수칙 위반이다.
지난 22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동영상과 사진이 논란이 됐다. 해당 인스타그램은 국내 외국인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사업자 김모씨의 것으로, 그가 추석 연휴동안 개최한 파티 영상이 담겼다.
영상에는 해변가를 따라 텐트 수십 개가 줄지어 있고, 수십 명의 외국인들이 뒤엉켜 춤을 추는 모습이 들어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
해이들이 파티를 벌인 곳은 인천 옹진군의 사승봉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집단으로 노마스크 파티를 벌인 것이다.
9월 18일부터 2박3일간 무인도인 사승봉도에서 캠핑과 파티를 벌였고, 20~21일에는 승봉도로 장소를 바꿔 행사를 이어갔다. 행사에는 7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18일 오전 9시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집결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인천 연안부두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여객선을 타고 승봉도로 이동해 미리 준비된 개인 어선을 타고 사승봉도로 갔다. 서울로 돌아올 때에도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특히 행사가 벌어진 옹진군 일대는 9월 13일을 기점으로 ‘옹진군 여객선’ 발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이다. 18일부터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관련 누적 확진자가 100여명에 달해 해당 모임 인원들과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행사 참가자 일부는 코로나19 자체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1일경 행사를 마친 뒤 일부 참가자들 스스로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한 결과 4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하면 집단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주최측은 방역당국에 신고하거나 참가자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권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주최측 관계자는 “방역당국은 바빠서 확진자 몇 천 명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한다”, “외국인은 해외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금만 썼다고 말하면 추적이 불가능하다”며 참가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행사를 주최한 김씨는 서울시 마포구에서 쉐어하우스 6곳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운영하는 쉐어하우스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외국인 사교모임을 통해 홍대 일대 클럽이나 주점에서 종종 모임을 가져왔다고 한다.
이 사교모임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지난 7월 홍대 주점에서 시작된 델타변이 확산 때에도 다수의 확진자를 만들었다. 이들은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시내에서 모임을 갖기가 어려워지자 무인도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소를 관할하는 옹진군은 지난 23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민원을 접수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옹진군 관계자는 “승봉도에서 수십 명의 외국인이 돌아다닌다는 민원을 사진과 함께 접수했지만, 신원 파악이 어렵고 행사가 끝난 뒤여서 현장 단속이 불가능해 후속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씨가 앞으로 서너 차례 추가 행사를 예고하고 있어서 코로나19 집단감영 위험이 여전하다는 데 있다.
김씨가 외국인 유학생 SNS 커뮤니티에 배포한 구글 양식 참가신청서에는 개천절 연휴인 10월 1~3일에 같은 장소(옹진군 사승봉도)에서 앵콜 파티가 예정돼 있으며, 9일에는 부산의 한 클럽에서 테크노파티를, 10일에는 부산에서 일몰 요트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10월 말~11월 초에는 제주도 여행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