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실무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임명 과정이 "오래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상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유 본부장 인사를 지시하거나 개입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이게 십 몇년이 지난 일이어서 첫 번째로는 시설관리공단에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그 인사 결정 절차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당시 임원추천위원장이 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었던 것을 언급하며 이들에게 유 전 본부장 임명 언질을 준 게 아니냐고 묻자, 이 후보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그게 시장 권한이 아니고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에 행정국장 소관이었던 모양인데 가능하면 그분에게 물어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유동규가 '내 말이 곧 이재명 말'이라고 주민에게 얘기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느냐"고 추궁하자, 이 후보는 "유동규가 그런 정도 영향력이 있었으면 사장을 시켰을 텐데 제가 마지막까지 사장을 안 시킨 걸 (보면 알 수 있느냐)"고 응수했다.
오후 질의에서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유동규씨를 이 지사가 임명한 게 아니냐"고 묻자, 이 후보는 "내가 임명을 했는지, 아니면 그게 내 권한인지를 잘 모르겠다. 내가 사인을 했는지, 내게 권한이 있었는지 본부장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내가 기억이 안 난다"고 받아넘겼다.
심 의원이 재차 "그러면 유동규 인사권 (행사)에 대해서 사과한 것을 놓고 언론에 대해 왜 말이 달라지느냐"고 힐난하자, 이 후보는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 사과했죠. 지금도 아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심 의원은 결론적으로 "결국 시민이 부여한 인사권한을 투기세력에게 사실 넘겨버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런데 그냥 '배신감을 느낀다' 이 정도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 그러면 국민이 앞으로 더 큰 인사권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관할 공무원을 산하기관까지 합쳐서 성남시가 5000명, 경기도는 2만몇천명이 될 것 같은데 그 모든 사람들이 내 지휘하에 있기 때문에 일부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그 점에 대해선 인사권자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