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동부전선 22사단의 GOP 철책을 넘어 귀순했다가 지난 1일 같은 GOP 철책을 넘어 다시 월북한 탈북민이 이번에도 최전방 철책을 수월하게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의 육로를 통해 북으로 간 탈북민 A(29) 씨가 이중으로 된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는 데 4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당 2분씩 걸린 셈인데, 군이 GOP(일반전초) 감시카메라 3대에 찍힌 시간대 등을 토대로 종합 분석한 결과다.
월북자가 오후 6시36분께 철책을 넘을 때 철책에 부착된 광망(센서)에 압력이 가해져 경고등이 켜지고 경보음이 울렸고, 소대장 등 병력 6명이 출동했지만 별다른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책 주변 쌓인 눈에 월북자의 발자국이 찍혀 있고, 철책 상단 철조망에 월북자의 외투에서 찢긴 것으로 보이는 흰색 깃털이 붙어 있었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현장 부대가 경보음이 발생한 시간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재생해 확인했지만, 저장 서버에 입력된 시간과 실제 촬영 시간이 차이가 나 월책하는 장면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버 저장 시간이 실제 시간과 4분가량 차이가 있어 월북자가 철책을 넘어간 시간의 영상을 못 보고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부대는 밤 9시17분이 되어서야 비무장지대(DMZ) 내 월북자를 열상감시장비(TOD)로 발견했지만, 지오피 대대장은 그를 귀순자로 판단해 수색팀을 투입해 기다렸다고 한다.
월북자는 20여분 뒤 북쪽으로 향했고 그제야 월북 차단 작전에 나섰지만, 그는 밤 10시49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갔다.
그런데도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경계 실패가 아니다”라며 “과학화 장비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현장 점검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해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점에 대해 군은 특별한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22사단 지역에서 발생한 경계작전 실패는 있어서는 안될 중대한 문제"라며 이같이 지적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 조사에서 드러난 경계 태세 및 조치, 경계 시스템 운영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군 전반의 경계 태세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