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부터 양봉농가 꿀벌의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2022년 1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시작된 꿀벌 실종은 3월까지 전라남도, 경상남도, 충청북도까지 북상하며 발생하였고 4월에 들어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관찰되는 전국적 사건이 되었다.
이 현상은 21세기에 들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군집 붕괴 현상의 하나로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미국,아시아 등 주변 국가가 군집 붕괴 현상을 겪을 때도 '안전지대'라고 불리며 벌꿀의 개체수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22년 왜 갑작스럽게 꿀벌들이 실종된걸까? 우리나라의 꿀벌 실종은 왜 일어난 것일까.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는 꿀벌 실종사건의 원인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에게 자문해본 결과 신종 바이러스 혹은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을 지적했지만 확실한 근거가 없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올해 꿀벌 실종 피해 농가의 비율과 최근 3년간 드론 방제 면적 비율을 조사한 분포도가 거의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드론 방제에 쓰인 살충제에 사용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은 장기적으로 만성적으로 노출될 때 기억력 감소, 방향 감각 상실, 비행 능력도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검역 본부의 검사 결과를 통해 꿀벌의 월동기 중 채취된 꿀벌 시료 중 절반 이상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이 검출된 것을 발견했다.
이에 그알 취재진은 꿀벌이 사라진 농가에서 죽은 벌과 살아있는 벌, 그리고 사라진 벌통의 밀랍 등을 채취한 뒤 정밀하게 분석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기존 검역 본부의 검사 결과와 달리 네오니코티노이드 계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런데 특이하게 과일이나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에서 진드기 응애를 제거할 때 쓰는 농약 성분이 검출되었고 이 성분은 신경계에 작용해 기억력에도 영향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만 관찰되는 현상이 있었다. 일벌들만 실종되는 군집 붕괴 현상과 달리 국내에서는 일벌뿐만 아니라 여왕벌까지 함께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해충인 꿀벌 응애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해충인 꿀벌 응애를 피해 여왕벌이 꿀통을 탈출해 분봉하는 것은 물론, 응애를 없애기 위해 뿌렸던 살충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여왕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이렇듯 방송에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아직은 모든 것을 확신하기에는 이른 단계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꿀벌 실종 사건으로 꿀벌 농가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농가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원인도, 해결책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재 양봉 산업에 관한 법안의 세부 내용은 마련되지 않아 농가에 대한 지원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각종 지자체에서 양봉 농가 지원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도 안된 상태에서 농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꿀벌 실종 사건의 피해는 꿀벌 농가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꿀벌을 통해 수정이 이루어지는 수박, 멜론, 고추 등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농가가 타격을 받는다.
살충제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군집 붕괴 현상의 원인이 ▲무선장비들이 발생하는 전자기파, ▲유전자 조작 식물, ▲각종 유기화합물,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지구온난화, ▲지구 자전축의 변화 등으로 손꼽히는 것으로 보았을 때 환경 변화의 문제가 무엇보다 크다.
앞으로 벌과 함께 공생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대책 마련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분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