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으로 지목한 비행체를 격추한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의 조치는 비무장 민간인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오늘 “미국이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과장해 격화된 양국 관계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민간영역과 군사영역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은 비행선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도권을 위해 격추했다”며 “풍선 격추는 중국 측에 손실을 입혔고, 관련 기업은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도 해당 풍선이 ‘기상관측을 위한 민간용’임을 강조하며 미국이 과잉대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이번 사건은 대포로 모기를 쏘는 것과 같은 것으로, 과잉대응일 뿐만 아니라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전문가도 “위협적이지 않은 비행선을 격추한 것은 비무장 민간인을 쏜 것과 같다”며 “양국 사이 상호작용에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현지 시각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 상공인 베링해의 알류샨 열도 위로 이 풍선이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 뒤 중국의 정찰풍선으로 결론 내리고 4일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상공에서 미사일로 격추했다.
중국은 해당 풍선이 민간 기상관측용 비행선이었으나 강풍으로 미국 본토까지 날아간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