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북한 IT 조직이 불법 도박 사이트 수천 개를 만들어 범죄 조직에 팔아 온 정황이 드러났다.
비슷한 시기, 해커들이 불법으로 정보를 사고 파는 '다크웹'에 한 IT 개발자의 PC에 저장된 자료가 올라왔다.
자료에는 이 개발자가 북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여러 건 발견됐다.
가족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편지다.
'기업소'와 '80일 전투' 등 북한에서만 쓰는 용어가 가득하다.
그런데 이 자료에서 이 개발자가 국내 스마트폰용 앱을 만든 정황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앱 개발자만 알 수 있는 비밀번호와 아이디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개발자가 만든 앱은 10개 가량.
의료와 교육, 미용 등 분야도 다양했다.
개발 의뢰를 받은 국내 업체들로부터 하청을 받는 식으로 제작한 걸로 추정된다.
앱 개발업체 한 곳을 직접 찾아가 봤지만, 간판도 없었고, 연락도 닿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 개발자가 만든 앱이 북한의 해킹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단 점이다.
자료에는 또 '우리는 해외 과제조 중에서도 낮은 순위'란 표현도 등장한다.
국정원이 밝힌 북한 IT 노동자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 수준.
앱 제작 등을 외주로 맡길 때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