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통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구 지하철의 엄청난 참사를 목격한 광주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광주지하철 건설본부는 대구 참사를 의식한 듯 지난 19일 각종 재난 예방대책을 밝혔으나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비롯하여, 위험요인은 한둘이 아닐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건설본부는 전동차 안이나 정거장 구내, 터널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난연성(難燃性) 또는 불연정 내장재를 사용해 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조명과 배연(排煙)설비 등을 설치해 화재가 발생해도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동차 안에서 발생한 화재를 초기진압하기 위해 소화기를 배치하고 초기진압에 실패할 경우 신속한 피난을 위해 객실간 통로문을 없앤 개방형 갱웨이를 적용하며 운전실에 승객 비상문 개폐장치를 설치한다.
이밖에 정거장 구내의 정전에 대비, 비상 발전기 등을 확보해 30분 이상 전원을 공급토록 하고 당초 5룩스의 조도를 30룩스로 상향 조정하며 전기. 신호. 통신 설비 등 안전운행에 관련되는 설비시스템은 모두 2중화해 정전에도 작동이 멈추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그러나 광주지하철 1구간(동구 용산동-서구 마륵동 11.96㎞) 전 구간이 지하로 건설돼, 특히 승객이 가장 많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도청 승강장은 지하 30m에 설치돼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승객의 대피나 구조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동차는 그 특성상 천장 위에 많은 물을 싣고 다닐 수 없을 뿐더러, 감전 우려 때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어려워 대형 화재 때는 여전히 취약점이 많고 전동차 객실과 운전실에 배치될 1개의 분말소화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광주지하철 전동차 내장판은 다른 시(FRP)와 달리 난연성(Nomex Honey-Comb)이 우수한 내장재를 사용해 화재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도록 했다지만 객차 내부에는 플라스틱이나 종이, 아크릴판 등으로 제작된 각종 광고판이 설치될 것으로 보여 유독가스 발생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에 소방 전문가들은 지하에서 운행하는 지하철은 운전자나 승객의 안전의식 제고는 물론 화재 초기진압을 위한 설비나 유독가스를 바로 제거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석기 기자 kimsk@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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