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사립 유치원비(수업료)를 완전 자율화하기로 했으나 학부모 등을 의식, 이 계획을 암암리 감춰온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시 교육청은 지난 2일“그동안 상한선을 두는 등 유치원비를 통제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유치원장이 알아서 받도록 자율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 교육청 관계자는“현재 경기와 인천 2곳만 원비 상한선 제도를 두고 있는 데다 원생 수가 줄어드는 등 경영난이 심화돼 자율화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치원비 자율화 조치는 지난 2월 원비를 인상하면서 이미 최고 책임자의 결재까지 받아 놓고도 이 내용은 쉬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일부 유치원들이 과다한 원비 징수에 따른 학부모의 불만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특히, 원비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한 자율화 결정을 하면서도 정작 학부모들의 의견은 수렴하지 않아 유치원 측 입장만 반영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관해 학부모 김모(34.여.광주 서구 농성동)씨는“지금도 대부분의 유치원이 규정액수보다 훨씬 많이 받고 있는 마당에 원비가 자율화되면 얼마나 더 오르겠느냐”며“학부모의 사정은 외면하고 유치원 잇속만 챙겨준 처사”라고 비난했다.
현재까지 시 교육청은 지난 2월 사립 유치원비를 작년 9만1천900원에서 10만900원으로 올렸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올해 병설 유치원(공립) 원비가 30% 가까이 오른 마당에 사립 유치원의 원비 자율화 내용을 학부모에게 알리기가 부담스러웠다”며“현행법상 유치원비를 통제할 마땅한 근거도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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