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에서 구자철(제주)과 지동원(전남)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3위로 아시안컵을 마감한 한국은 30일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무릎에 가벼운 통증이 온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을 뿐 조광래 감독은 최정예 멤버로 우즈베키스탄전에 임했다. 지동원이 원톱에 서고 박지성 자리에는 그동안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구자철이 위치했다. 오른쪽은 변함 없이 이청용(볼턴)이 책임졌고 중원에는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가 나란히 섰다.
한 가지 변화가 있었다. 바로 홍정호(제주)의 수비형 미드필더 출전이다. 일본과 4강전 후반 재미를 본 포메이션으로 기성용과 이용래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포석이다. 포백라인은 이영표(알 힐랄)와 이정수(알 사드), 황재원(수원), 차두리(셀틱)로 꾸려졌고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전반 17분 구자철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용래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한 구자철은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출렁였다. 구자철은 곧바로 벤치로 달려가 박지성과 기쁨을 함께 했다. 박지성은 다리를 절룩거리며 벤치에서 나왔고 모든 선수들이 박지성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캡틴'에 대한 예우를 했다.
추가골도 곧 터졌다. 이번에는 지동원이었다. 전반 38분 이영표-기성용-이청용으로 이어진 패스를 페널티 지역 안에서 구자철이 받아 옆으로 살짝 밀어줬고 기다리던 지동원이 오른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지동원은 전반 39분 홍정호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3-0으로 앞서가던 한국은 전반 44분 황재원의 파울로 이번 대회 네 번째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황재원이 앞에 서있던 올림 오브카로프와 헤딩을 다투다 뒤에서 밀어 넘어뜨리면서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결국 알렉산더 게인리흐의 페널티킥이 정성룡을 통과하면서 한 골을 내줬다.
후반 우즈베키스탄의 역습이 시작됐다. 후반 8분 구자철과 윤빛가람(경남)을 교체하면서 한국이 정비되지 않은 틈을 타 게인리흐가 추격골을 터뜨렸다. 이정수가 막아섰지만 게인리흐의 개인기에 무너졌다.
한국은 후반 15분 체력이 떨어진 이청용을 손흥민(함부르크)으로 교체했고 후반 33분에는 홍정호 대신 곽태휘(교토상가)를 투입해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차두리와 이영표가 공격에 적극 가담해 추가골을 노렸지만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의 파상공세에 밀려 1점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구자철은 대회 5호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결승전에 오른 오카자키 신지, 마에다 료이치(이상 일본), 해리 큐얼(호주)가 3골씩을 기록하고 있어 구자철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게다가 득점이 같을 경우 어시스트 수로 득점왕을 결정하기 때문에 3도움을 기록한 구자철에게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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