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족한 민선5기… 쇄신 여론
상황 파악 미숙·보고 체계 부실해 군정 발목
각종 정책 등 문제 발생해도 책임감 부족
민선5기가 중간 기착점인 2년차에 접어들었으나 ‘소통 부재’로 인해 각종 정책과 행사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계속해 발생하고 있어 군정 쇄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선5기 들어서 최근까지 연달아 발생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사건 ▲친일파 시비 건립 사건 ▲감사원 감사중 인사 문제 ▲진도군수배 전국바다낚시대회 취소 사건 ▲최근 불거진 선거법 저촉 여부 논란 등 일련의 사건들은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과 관계법 검토 등 사전 대처가 미흡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행위 주체인 행정-의회-민간 모두 상호 동향 파악과 정보 공유 등을 통한 사전 조율과 협의가 부족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무(政務) 기능이 미약해 갈등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정무기능 강화해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사건은 당초 민원인이 근무중 돌아가신 아버지(공무원)와 관련해 보상 등의 이유로 순직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민원인과 행정기관이 사안에 대한 해법을 두고 이견(異見)을 보였고, 결국 감정 싸움으로 확대돼 행정 전반에 큰 후유증을 남겼다.
친일파 정만조 시비 건립 사건은 진도읍장·현 행정지원과장·군의원·언론인·향토사학가 등 지역유지들이 사업 추진 과정에 대거 참여했으나 이후 사건이 불러올 사회적, 역사적 파장을 심도있게 고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 감사중 인사 문제는 이동진 군수가 그를 계장에서 과장급으로 인사발령하기에 앞서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감사원에서 구체적 혐의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인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진도군수배 전국바다낚시대회 취소 사건은 대회 개최를 불과 몇일 앞두고 담당실무자가 군수에게 결재를 맡는 과정에서 주최측과 지원예산 등을 원만하게 조율하지 못해 대회가 취소되면서 전국에서 낚시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최근 불거진 유관기관의 선거법 저촉 여부 논란도 행정-의회-주관측이 행사 추진 전에 행사내용 등에 대해서 선거법 등 관계법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진도군에 따르면 행사 개최전에 이동진 군수가 외부 출장중인 상황에서 부군수가 보조금 예산 집행을 승인했고, 뒤늦게 사실을 보고 받은 이 군수가 간부회의 석상에서 부군수 등 간부 공무원들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장감 사라진 공직사회… 군정쇄신 목소리 높아
지난 10월 정례조회 당시 이동진 군수는 공직자들을 향해서 "과거의 구태의연한 마음 자세와 관행을 타파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며 “어제와 같이 오늘을 산다면 뒤쳐지고 오늘과 같이 내일을 산다면 또 뒤쳐진다”고 작심한듯 쓴소리를 했다.
이동진 군수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사건들 대다수가 실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의 손을 거쳐 발생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공직사회 내부에 긴장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공직사회 내부 분위기를 살펴보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업무 처리에 있어서 적극적이기 보다는 눈치 살피기와 몸 낮추기 등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30~40대 젊은층인 7·8급 공무원들은 기본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자들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동료와의 경쟁이나 협력은 가급적 기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간부 공무원과의 유대에 무게를 두면서 눈 밖에 나지 않고, 승진 우선순위에 안착하려 업무 대부분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분위기이다.
공직사회의 허리라고 볼 수 있는 6급 계장급들은 모두 108명으로, 공직사회 내부에서 흔히 ‘108번뇌’로 통칭(通稱)되고 있다.
이들은 과장 승진 등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조직간 협력 보다는 감시와 견재에 더 열중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사무관 승진이 최종 목표인 5급 과장들은‘예스맨'으로 불리고 있다. 하위 공무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상호 경쟁과 감시가 치열해 담당업무나 조직에 문제가 발생하면 군수, 부군수, 의원들에게 직언을 하고 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비위를 맞추려는 성향이 강하다.
반면 공직사회 내부의 문제와는 별도로 ‘성과주의’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공무원 A모씨는 이와 관련해 “좋은 성과를 내고 더 좋은 자리로 승진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공무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며 “그러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군수, 도의원, 군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이 예산확보와 투자유치 등에 힘을 함께 모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 관계도 문제… 소통 보다는 일방적 홍보
진도군의 언론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대변화를 반영한 쌍방향 소통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단순 배포하는 일방적 홍보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도군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과 각종 개발사업, 지역축제와 행사에 대해서 홍보용 보도자료가 언론사에 배포되고 있으나 이후에 사업 추진 과정 등에서 문제점이 노출돼 언론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A모 언론인은 이와 관련해 “행정기관에서 홍보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해서 사전에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보니 추후 문제가 발생하면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며 “이는 행정기관이 사람들이 평소 궁금해하는 정보 보다는 홍보하고 싶은 정보만을 선택해 언론에 전달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언론분야 B모 전문가는 이에 대해서 “행정기관은 지역주민들에게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서 언론을 활용하려는 욕구가 크지만 반면에 언론 고유의 감시 기능은 피하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며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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