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물금신도시 지하차도 건설을 놓고 개발지 인근 주민들이 공사저지를 위해 천막농성을 벌리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강행하자, 인근 주민 50여 명이 폭염속에서 공사저지에 나서 마찰을 빚었다.
26일 LH공사(소장 이상호)와 정갑수 대책위원장(서남마을 이장)에 따르면 LH가 양산부산대병원~황전아파트 구간에 추진하는 지하차도 공사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됐다며 지난 2일부터 현장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마을 앞에 들어설 지하차도는 길이 695m, 너비 18.4m로 180억원이 투입돼 내년말 완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오전 7시 50분께 LH측이 공사를 강행하자, 오전 10시께 천막농성에 있던 주민 50여 명이 공사저지에 나서자 공사 4시간여 만에 다행히 LH공사측이 공사를 중지하면서 주민들이 현장에서 농성을 풀고 천막으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우선 LH가 주민설명회 조차 없이 철저하게 비밀리에 추진하다가 주민들이 반발하자 지난달 18일에야 한차례 설명회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지하차도가 생기면 물금쪽에서 마을로 좌회전하는 진입하는 길이 없어져 사실상 마을이 고립됨에 따라 지하차도 개설로 주변 상가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마을 150가구, 500여 명의 주민은 지하차도 건설을 백지화해 달라며 각계에 진정서를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태다.
정갑수 대책위원장은 "신도시 곳곳에 연결도로가 개설되면 이 지역 교통량이 크게 줄어 지하차도는 막대한 돈만 들인 채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된다"며 "주민들은 LH가 불필요한 곳에 지하차도를 설치해 국민세금을 낭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상호 LH 소장은 "지하차도 건설은 이미 교통영향평가 심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주민이 요구하는 백지화는 현재로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홍순경 도의원을 비롯한 경남도 도시개발 관계자 물금면장 등이 현장을 방문해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LH 측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입장에 있어 협의에 사실상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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