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지역 농협들이 올해 양파 수매가격을 20kg 한 망당 6700원으로 확정했다.
이 가격은 농민들은 물론 수매를 하고 있는 농협, 그리고 이를 사가는 상인들도 모두가 납득할 수 없는 지난해 1만3000원에 비해 절반 이상 낮은 가격이다.
함양지역 농협에 따르면 지난 27일 회의를 갖고 양파의 농협 수매가격을 결정했다. 지역농협은 20kg당 수매가격을 지름 7cm를 기준으로 큰 것은 6700원에, 중간크기(5~6cm)는 5000원에 수매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만3000원에 수매한 것에 비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것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매가격이다.
경남의 대표 주산지인 합천, 의령, 산청군이 6500원으로 결정한 만큼 함양군도 당초 6500원 선에서 가격을 책정하려 했으나 농협은 손해를 어느정도 감수하면서 농민들의 입장을 생각해 한 망당 200원 높게 책정했다.
수매가격을 이처럼 결정했지만 농민이나 농협, 그리고 상인들 모두 수매가격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농민들은 지난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수매가격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특히 생산비 7500원에서 800원이나 낮게 책정되면서 생산을 해도 고스란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예년 같으면 상인들과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져야 할 시기지만 함양 들녘 곳곳에서 수북하게 쌓인 양파가 눈에 보인다. 쌓아만 놓고 판매가 되지 않으니 농민들 애만 태우는 모양새다.
농협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수매가격으로 양파를 수매하더라도 이후 이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경남의 여타 지역보다 수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상인들이 함양을 찾지 않을 우려도 있는 데다 당장 저장을 하더라도 향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 현재 6700원에 수매해 저장을 할 경우 향후 1만1000원 이상 받아야만 적자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높은 가격에 수매를 해 저장했던 양파는 가격이 폭락하면서 지역 농협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한편 경남도는 정부에 긴급수입 제한을 건의하고 또 정부가 사들여 비축하려는 양파 수매 물량을 1만3000t에서 15만1000t으로 늘려줄 것을 건의했다. 또 양파 소비촉진을 위해 농협과 경남은행 등에서 양파소비운동에 나서는 등 다양한 소비운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