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등은 송전탑이 통과하는 마을의 인근에 농성장을 새로 설치하는 등 ‘2차 투쟁’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등에 따르면 미술 작가와 대구대 회화과 학생 등 20여명은 4일 오후 송전탑 공사 현장 인근 마을 2곳에서 컨테이너 농성장 외벽을 꾸미는 작업을 했다.
95·96번 송전탑과 가까운 단장면 동화전마을 농성장에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추나무 그림을 그렸다. 농성장 지붕에는 송전탑 공사 현장을 드나드는 헬기에서 볼 수 있도록 ‘765㎸ OUT’ 등 문구를 적었다.
115번 송전탑 공사 현장 인근의 상동면 고답마을 농성장에는 ‘마징가 제트’ 복장을 한 주민이 송전탑을 격파하는 그림과 ‘밀양은 희망이다’, ‘밀양은 끝나지 않았다’는 문구를 썼다. 이들은 7개 마을에서 농성장을 꾸미는 작업을 했다.
마을 주민과 송전탑 건설 반대 대책위 관계자들은 지난달 11일 송전탑 공사 현장 부지 내에 설치한 농성장이 밀양시·경찰·한전에 의해 모두 강제 철거되자 같은 달 말부터 마을 입구와 안에 새 농성장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공사 현장 안에 있던 농성장이 철거되면서 사실상 송전탑 공사는 밀양지역 전 구간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실정이지만 주민들은 반대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새 농성장 설치에 나섰다.
현재 농성장 안에는 싱크대·선풍기·식기 등이 갖춰졌다. 새 농성장은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용회마을, 상동면 고답·고정·여수마을, 부북면 평밭·위양마을 등 7곳에 조성됐다.
한편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6·11 행정대집행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운동, 투쟁 백서 발간, 공사로 인한 재산피해청구소송 및 경찰 폭력으로 입은 물질·정신적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소송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밀양 인근의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 반대 주민, 원전 반대 단체 등과의 연대 투쟁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