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즐겁다기보다 부담감을 먼저 느끼는 눈치다. 아무래도 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 때문이지 싶다. 사실 필자 같은 CEO도 부담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사랑하는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데 그게 이녁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석을 맞이하는 마음의 체감 온도는 직원들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CEO 자리는 그 자체가 고독한 자리다. 왜냐하면 잘하건 못하건 모든 문제를 홀로 책임져야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랑하는 동료들이 함께 해주기 때문에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판단은 혼자 내려야 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도 하고 또 여기저기 자문을 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좀 더 발전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아마 크고 작은 모든 CEO들이 공통점으로 느끼고 있을 터이다. 그래서 필자는 요즘 ‘행복한 회사’ ‘즐거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 중에 감사나눔을 으뜸으로 실천해 오고 있다.
필자는 감사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마다 어느 화장실에서 본 글을 떠올리곤 한다. “반딧불 주심에 감사했더니 성냥불을 주셨고 성냥불 주심에 감사했더니 촛불을 주셨고 촛불 주심에 감사했더니 전깃불을 주셨다” 이게 바로 감사의 배가 법칙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만족이나 감사를 할 줄 모른다면 인생을 헛산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명심보감에도 이르기를 “지족가락(知足可樂)이면 무탐즉우(務貪則憂)니라”고 했다. "만족함을 알면 즐거울 것이요, 탐하기를 힘쓰면 곧 근심이 된다." 는 뜻인데, 누구나 가슴에 새겨둘 만한 말이지 싶다. 정말 그렇다. 행복은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법이다.
조물주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똑 같은 금덩어리를 주었는데, 지금(只金)이라는 현재의 금덩어리가 그렇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이요,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요,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이처럼 지금 내게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기 시작할 때, 마음은 기적처럼 행복감이 밀려드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지금이라는 현재적인 시간밖에 살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과거나 미래도 마찬가지다. 과거는 지금 내가 기억하는 현재요, 미래는 지금 내가 희망하는 현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추석 때는 서로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다 감사할 조건은 한두 가지씩 가지고 있을 터이다. 아니, 불평할 수 있다는 그 자체도 감사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뭔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니까.
필자는 마음이 괴로울 때마다 행복할 행(幸)자와 괴로울 신(辛)자를 떠 올리며 힘을 얻는다. 두 글자의 차이가 있다면 한 일(一) 자 하나의 차이기 때문이다. 맞다. 필자가 70평생을 살아오면서 느낀 것도 “모든 일은 마음 한 번 어떻게 먹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결코 현학적이거나 거창한 철학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할 때 행복은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고로 심외무행(心外無幸)이라고 했다. 마음 밖에서 행복을 찾지 말라는 말인데, 마음이 행복의 처소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번 추석 때에는 감사를 통해 모두가 화목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