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사진> 전 국무총리의 '정치 마운드' 등판이 한없이 미뤄지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올 들어 충청향우회 중앙회 신년교례회 등 충청권 관련
행사에 잇달아 참석, 정치 입문을
시사하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면서
본격적인 정치 무대에
데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경제 민주화와 불평등 해소를 기치로 내걸어 시대 정신에 부합하는 데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라는 아킬레스
건에도 중원인 충남 공주가 고향이라는 점에서 총·대선 국면을 앞두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 받았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 야권의 공천 작업과 맞물린 시기에 등판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었다. 또 예정됐던 서울대의
신학기 강의를 폐강하고, 공주 선영을 방문한
소식까지 알려진 뒤에는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추측도 난무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더민주 김종인 위원장과 회동을 했고,
국민의당 초청 강연에도 나섰다. 등판을 앞두고 마지막
몸풀기를 하는 수순으로 풀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더민주 등이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마무리한 뒤에도 그의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증폭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정치를 하더라도 입당을 뒤로 미룬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소문난 야구광인 정 전
총리로선 야권의 선발진에 어설프게 합류하는 대신 장고의 시간을 갖고 경기 상황을 지켜보는 게 보다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민주의 경우 김 위원장을 앞세운 문재인 전 대표의 입지가 확고해 그의 활동 공간이 넓지 않고,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국민의당 역시
충청권 등 중원 공략 카드로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치 입문 시기를 재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자신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온 '동반성장 전도사'로 활동하며 기회를 엿보려
한다는 얘기다.
측근들 중에는 서울 종로구 등 험지 출마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없지 않으나 정 전 총리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정 전 총리의 시선이 국회의원 차원 이상을
향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 길로 가는 최선의 선택지를 놓고 좌고우면하고 있음직하다.
물론 전격적인 정계 입문 시나리오도 흘러 나온다. 최종 결심을 할
경우 그동안 가장 공을 들여온 더민주가 비례대표 추가 공모형식을 거쳐 정 전 총리를 영입한 뒤 진용을 갖춰 경제민주화 등을 구현할 '정운찬표
경제정책' 총괄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 전 총리는 여전히 말을 아끼며 원론적인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어떤
길이 동반성장에 도움이 될지 고민 중"이라며 "정치를 할지, 하게 되면 어떤 당으로 가서 할지 등과 관련해 결심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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