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결과는 2017년 12월에 있을 대선결과를 예시해준 중요한 결과였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의원 과반 이상 확보에 실패했다. 유권자들은 집권을 열망해온 야당이 민의를 저버리지만 않는다면 집권기회가 올 수 있음을 보여줬다. “10년 교차집권”이라는 보이지 않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정치적 룰을 이어갈 것이라는 확신을 안겨줬다. 이런 이유로, 야권의 대선주자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필자는 부상되는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군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 재임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야당 내, 즉 당내의 입지는 취약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몇 가지 정치적 흐름이 박원순이 대권 후보 부상을 유리하게 해줄 것이라는 가설을 만들어 봤다.
우선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정치이치다. 어느 정당이든지 주류와 비주류가 있게 마련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비주류는 주류가 되고, 또 언젠가는 주류가 비주류가 된다. 또 주류는 비주류로 밀려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비주류였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내 주류였던 박근혜를 물리치고 경선에서 승리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비주류 이명박은 주류를 몰리치고 대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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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박원순은 더불어 민주당 소속이지만, 야당의 세(勢)로 볼 때 비주류이거나 당 변두리에 있는 정치인이다.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정치 이치에 따라, 비주류인 박원순에게 기회가 올수 있음을 예측을 해본 것이다.
비토세력이란 점으로, 여러 정치인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 특히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과 박원순을 비교해 볼 때 문재인에게 있는 비토세력이 박원순에겐 없다. 호남은 문재인의 강한 비토세력이었다. 그러나 호남이 박원순을 비토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박원순이 차기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 그래서 대통령 후보감 가운데 행정경험이 있으면 대통령으로의 진출이 유리하다. 지자체를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정치인들 다수가 대선후보군에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를 이끌어본 경험을 지닌 정치가이다. 이런 점도 그가 차기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좋은 점의 하나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검사-변호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거기에다가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정치력을 구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봤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를 감안할 때 박원순은 차기 대선 후보군 가운데 이미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정치인으로 예견된다고 하겠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자 조선일보 "대선 출마? 정치는 예측불가… 大德이면 得基位" 제하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해 “그동안 똑같은 질문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았다. 정치 전문가 누구도 지난번 총선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정치는 생물인데 어떻게 (앞날을) 예측하겠는가. (1983년) 대구에서 검사(檢事)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올 때 아는 변호사가 '대덕(大德)이면 득기위(得基位)'라는 축전을 보냈다. 큰 덕을 쌓으면 자리는 저절로 온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덕을 쌓을 생각 안 하고 자리부터 생각한다. 그러면 패가망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미 주류 언론들이 그의 행보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
지난 13일 가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남대 연설 내용이 최근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됐다. 5.18을 앞두고 광주를 방문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 것. 박 시장은 이날 전남대 연설에서 대선후보를 겨냥한 듯 중후한 내용의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광주는 늘 제 생각의 뿌리이자, 가치관이었습니다. '혁신과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광주 정신'은 평범하게 살 뻔한 박원순의 인생을 바꿔놨습니다”고 전제하고 “권력을 감시, 비판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며, 더 많은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시민운동. 참여연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입법하고, 낙선운동을 벌이고, '소액주주운동'으로 경제민주화 운동을 이끌었습니다“고 고백했다.
이어 “'민주, 인권, 평화, 대동' 5.18정신은 새로운 시대와 만나 함께 호흡하고 새로운 가치로 진화하고, 국민의 삶을 바꿔내고, 결국 대한민국을 바꿔낼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끈덕진 마음으로 1980년 5월의 꿈을 함께 이루어갑시다. 저도 뒤로 숨지 않겠습니다. 박관현 열사처럼, 윤상현 열사처럼 이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습니다.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습니다”고 피력했다. “박관현 열사처럼, 윤상현 열사처럼 이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습니다”게 다짐, 차기 대선출마의 강한 의지가 있음을 노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