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 가득 실려있는 화려한 의상과 가면들 뒤로는 밥 짓고 빨래를 위한 잡다한 생활도구가 보인다. 전국을 떠돌던 수레는 오늘도 어느 장터에 바퀴를 멈추고 살림살이들을 내린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다진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은 작은 무대 그리고 갈아입을 화려한 의상. 떠돌이 집시같던 모습에서 어느새 무대 위의 배우가 되어있다. 이것이 16세기 유랑극단의 모습이고 당시의 모습을 구현하며 21세기를 살아가는 것이 극단 수레무대이다. 물론 현대에는 수레에 짐을 싣고 다니는 떠돌이극단은 아니지만 수년째 한곳에 모여 살며 가족을 이루고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러하기에 소위 말하는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배우들의 호흡이 자연스럽다.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공연되는 엔티크 코메디 <꼬메디아>는 수레무대의 대표작이라 하겠다. <꼬메디아>는 16세기 이탈리아의 ‘꼬메디아 델 아르떼’라는 연극양식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현대인의 눈에 맞게 공연형태로 구성된 작품이다. 6개로 구성된 각 에피소드는 16세기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했다. 하지만 지금의 21세기에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시대를 아우르는 풍자성이라 하겠다. 귀족과 하인의 이야기나 우쭐대기 좋아하는 박식한 학자의 모습, 그리고 독특한 사랑 이야기 등은 지금의 우리 사는 이야기와 빗대어 보아도 가슴 시원한 우스개 이야기가 된다.이번 대학로 공연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막내 김시우양의 데뷔이다. 막내라고 하기에도 너무 어린 8세의 김시우양은 아를레끼노 역의 김동곤과 콜롬비나 역의 송영숙 부부의 딸이다. 극단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어 가정을 이루게 되어 이제는 그 딸이 함께 공연을 하게 되는 모습은 극단 수레무대의 완성체이고 어쩌면 연극인의 희망 같은 미래라 하겠다. 연극을 통해 삶을 만들어가고, 삶 자체를 연극이라 말하는 극단 수레무대의 <꼬메디아>는 작품과 그들의 삶, 모두 신선한 웃음과 감동이 될 것이다. 11/19~12/7 (문의: 02)76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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