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후쿠시마 오염수…비현실적 원전 폐로로 계속 늘어나
  • 유성용
  • 등록 2022-03-04 13:45:44

기사수정
  • 그린피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1주년 맞아 폐로 진행 현황과 문제점 공개
  • 그린피스, “오염수 해양 방류는 끝이 아닌 시작일 것”


▲ 사진=그린피스 제공 /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11주년을 9일 앞둔 3월 3일(오늘) 온라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GE 원자력 사업부의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사무소 책임 관리자를 맡았던 사토시 사토(Satoshi Sato) 컨설턴트 엔지니어와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 폐로 진행 상황과 그 문제점을 알렸다.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된 약 129만톤(올해 2월 기준)의 오염수를 내년 봄부터 해양으로 방류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을 2050년까지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토시 사토는 이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부가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원전 폐로 작업으로 투입된 냉각수는 전량 오염수가 돼, 하루 평균 약 140톤씩(2020년 기준) 오염수가 늘고 있어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30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도쿄전력의 원전 폐로 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근거는 ▲핵연료 잔해 제거 계획의 비현실성 ▲후쿠시마 원자로 건물의 손상 ▲지하수 유입과 폐로 작업으로 인한 방사성 오염수의 증가 ▲오염수 저장 수조의 고준위 방사성 슬러리 폐기물(액체성 방사성 폐기물이 여러 물질과 혼합돼 걸쭉한 상태로 변한 형태) 발생 등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의 핵연료 파편은 원전 근로자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 한계인 50mSv(밀리 시버트)의 약 40배에 달하는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를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해, 로봇 팔로 1그램의 핵연료 파편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후쿠시마 원자로 1~3호기에 남아 있는 핵연료 파편이 약 9억 9,700만 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2050년까지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연료 파편이 남겨진 원자로 건물의 보전 상태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2021년 11월 촬영한 후쿠시마 원전 1호기를 점검한 영상을 보면, 기둥 균열과 갈라진 콘크리트가 곳곳에서 보이는 등 심각한 손상이 확인된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원자로 건물의 구조적 건전성 평가나 붕괴 위험성을 측정한 결과를 공개한 바가 없다. 사토시 사토는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경우 구조물이 이를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해당 건물이 무너질 경우 추가 폭발로 인한 대참사가 우려된다. 따라서 핵연료 파편 제거보다도 구조적 건전성 평가와 더불어 1, 2호기 내 사용후핵연료의 신속한 이동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도쿄전력의 오염수 관리 능력에도 여러 의문이 남는다. 원자로 건물의 응축실(Torus room)안에 약 15,000톤의 오염수가 있으나, 도쿄전력은 이를 오염수 관리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다. 사토시는 이 오염수의 방사성 삼중수소 농도는 150TBq(테라 베크렐)로 도쿄전력의 추정치보다 20배 높다고 밝혔다.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정화할 것으로 알려진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기능도 여전히 미지수다. 도쿄전력은 약 129만톤의 오염수를 ALPS로 두 차례 정화 후 방류하겠다고 밝혔으나, ALPS가 30년간 두 차례씩 정화할 기능이 유지될지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다. 또한 현재 ALPS는 오염수를 정화한 후 고준위 방사성 슬러리를 부산물로 생성하고 있다. 이 슬러리 폐기물은 고건전성용기(HIC)에 보관되고 있으며, 일부 슬러리 폐기물은 시간 당 약 60그레이(물질이 흡수한 방사선의 에너지 기호)의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자료에 따르면, 사람이 15그레이 이상의 방사선에 피폭될 경우 중추 신경계증후군장애로 수일 내 사망할 수 있다. 



▲ 사진=그린피스 제공 /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그린피스는 2021년 발표한 후쿠시마 폐로 기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미 현행의 원전 폐로 작업이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의 양을 현저히 증가시킬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폐로 작업의 일환으로 핵연료 파편을 식히기 위해 하루 평균 수백 톤의 냉각수가 원자로로 투입돼, 원자로에 남아 있던 알파 핵종의 고독성 방사성 물질이 냉각수를 오염수로 생성하고 있다. 현재 ALPS 성능으로 알파 핵종까지 안전한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검증은 없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이후에도 지속되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성을 보여준다”며, “후쿠시마 원전에 남아있는 수백 톤의 핵연료 파편은 지난 11년간 끊임없이 오염수와 핵폐기물을 생성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 장기 저장 방법이 누락된 도쿄전력의 폐로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현재 일본 정부의 폐로 계획은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증가 시켜 일본을 비롯해 최인접국인 한국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내년 초 일본 정부가 계획한 오염수 방류가 끝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19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세계 최초로 폭로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작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에 참석한 IAEA와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불가피한 기술적 검토 자료 공개를 요청한 바 있으며 올해 추가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설악산 대청봉 높이 1,708m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이자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면적이 400㎢에 달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된다. 대청봉을 기준으로 서쪽 인제 방향의 내설악, 동쪽 속초·고성 방향의 외설악이 구분된다. 천불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
  2.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트로트 가수 한강, 파리 패션위크 무대에 서다… K-문화의 위상 드높여대한민국 최초로 아이돌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서 세계적인 패션 무대에 오른 가수 한강씨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은 지난 4일 오전,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여 6일 열린 2026 S/S 파리 패션위크 'HEILL&WINNE' 컬렉션에서 모델로 런웨이에 서는 이례적인 행보...
  3. 울주군, 남부권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시설 포함해 추진키로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이 온양을 비롯한 남부권 군민들의 체육 복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남부권 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에 실내 수영장 시설이 포함된다.    남부권 국민체육센터는 부지면적 2만㎡, 건축물 면적 6천㎡ 규모로 계획되었으며,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공모 기준에 따라 다목적체육관, GX...
  4. 슬도환경지킴이, 깨끗한 슬도를 위한 환경정화활동 펼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슬도환경지킴이봉사단(단장 우재운)은 10월 11일 슬도 일원에서 회원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이번 봉사활동은 슬도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방문객들에게 깨끗한 관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봉사단은 해안가 쓰레기 수거와 주변 정비에 힘썼다.슬도환경지킴이봉사단은 지난...
  5. 울주군, ‘2025년 수출우수기업상’ 후보자 추천 접수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산 울주군이 다음달 7일까지 ‘2025 울주군 수출우수기업상’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울주군 수출우수기업상은 수출 실적과 경영성과, 사회공헌 활동이 뛰어난 지역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시상한다. 수상 후보자 추천은 중소기업 지원 관련 기관과 단체장이 가능하다. 추천 대상 기업은 울주군 내에 ..
  6. 웅촌초, 학생 중심 미래형 학교로 재탄생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울주군 웅촌초등학교 공간 재구조화 증개축 공사 설계 공모 당선작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설계 공모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해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학습환경 조성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학교 구현에 중점을 뒀다.      공...
  7. 울산직업교육복합센터, 개관 1주년! 미래 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우뚝 서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이 전국 최초로 설립한 울산직업교육복합센터가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센터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부터 첨단 기술 교육, 성공적인 취업과 일 학습 병행, 나아가 지역사회 정착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지원으로 울산 직업교육의 새로운 전망(비전)을 제시...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