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케스트라가 그리는 대자연의 풍경 '알프스 교향곡’
  • 조정희
  • 등록 2022-04-01 18:27:18

기사수정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83회 정기연주회〉


▲ 사진=대구광역시


코로나19의 여파로 클래식 대작에 목말랐던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83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4월 15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어느덧 취임 9년 차에 들어서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여미혜가 협연한다.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과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이 전반부를 장식하면, 후반부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역작 ‘알프스 교향곡’이 펼쳐진다. 이 곡은 워낙 악기 편성이 크고 연주가 까다로워 실황으로 쉽게 만날 수 없기에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관현악의 귀재였던 슈트라우스는 특수 악기를 활용한 자연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런 그의 역량이 집약된 작품이 ‘알프스 교향곡’이다. 산을 사랑했던 슈트라우스는 알프스의 산이 눈 앞에 펼쳐지는 독일 남부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산장을 짓고 지휘 활동이 없을 때 그곳에 머물며 작곡을 했다. ‘알프스 교향곡’도 대부분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이 곡은 슈트라우스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쓴 마지막 작품으로, 교향곡이지만 표제가 있고,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다. 각 악장이 아닌 전체가 하나의 악장을 이루는 형태라는 점에서는 교향시에 가깝다. 표제라고 해도 정리된 문장이 아닌 악보 곳곳에 ‘밤’, ‘일출’, ‘정상에서’ 등 짧게 적혀있으며, 방랑자의 시선으로 본 알프스 등산의 여러 장면을 단적으로 묘사하였다. 이런 묘사 방식으로 인해 곡에는 수많은 동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동기 혹은 주제가 긴밀하게 통일되어 있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밤의 어둠을 뚫고 이른 새벽 알프스의 산을 오르는 방랑자가 장엄한 일출을 맞이한다. 설렘 속에 등산이 시작되고 숲으로 들어가자 시냇가, 시원한 폭포, 드넓은 초원이 나타난다. 잠시 길을 잃거나 빙하와 만나는 등 위험한 순간도 있지만, 정상에 도착 후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나약함을 자각하며 감상에 젖는다. 점차 해가 기울고, 하산 길에 천둥 번개와 폭풍우를 만난다. 폭풍이 잠잠해지면 다시 태양은 눈부시게 빛나고 일몰의 장관이 펼쳐진다. 밤이 되어 산행의 여운을 간직한 채 이날의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곡은 조용히 마친다.


슈트라우스는 알프스의 풍경 묘사를 위해 악기 운용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우선 4관 편성으로 대자연의 웅장하고 장엄함을 나타냈고, ‘윈드머신’, ‘선더시트’, ‘카우벨’ 등 여러 특수 타악기를 동원해 자연의 음향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이러한 ‘알프스 교향곡’을 완전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연주를 마치고 성급하게 박수를 보내는 대신 지휘자와 연주자가 관객에게 인사할 때까지 연주의 여운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 좋다.


한편, 이날 공연은 이탈리아 오페라 양식을 완성한 베르디의 대표작 ‘운명의 힘’ 서곡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운명의 힘’은 제목처럼 운명에 농락당한 인간의 고뇌와 신에 대한 기도를 회화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서곡은 베르디가 특히 정성 들여 쓴 곡으로 완성도가 높고, 독립적으로 자주 연주된다. 운명의 강력한 힘을 나타내듯 관악기의 장중한 울림에 이어 현악기의 휘몰아치는 운명의 소용돌이가 무척 인상적이다. 긴장과 흥분 뒤 찾아오는 따뜻한 위로의 선율은 도입부와 상반된 느낌을 안긴다. 주제 선율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극 전체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어 오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껴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이어서 첼리스트 여미혜와 함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한다. 하이든은 약 30여 년 동안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궁정악장으로 활약했다. 이 곡은 1783년 궁정악단의 첼리스트 안토닌 크라프트를 위해 만든 것으로 당시 하이든은 이미 유럽 전역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작곡가이기도 했다. 1780년대 초 하이든은 많은 양식의 변천 속에 고전주의라 부를만한 작품들을 연이어 작곡하였다.


이때 만들어진 첼로 협주곡 제2번은 명쾌한 형식과 매끄럽고 우아한 선율의 주제를 가졌다. 또한 첼로의 개성이 충분히 발휘된 화려한 기교,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조화 등이 더해져 그야말로 진정한 고전 협주곡의 탄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아한 선율이 첼로의 기교로 펼쳐지는 1악장과 서정미 넘치는 노래로 편안한 울림을 선사하는 2악장, 경쾌한 주제가 화려함을 뽐내는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미혜는 2013년 한국 첼리스트 최초로 독일 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도이치그라모폰 레이블로 음반을 출반하여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에서 왕성히 활동하던 중 2014년 비엔나로 이주하여 과감히 유럽 시장에 도전했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매년 30회 이상의 오케스트라 협연, 독주회, 실내악 등의 공연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연주자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인데 2023년 8월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처음으로 생기는 앙겔리카마이 첼로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코로나19 이후 공연계에도 많은 제약이 따랐다. 특히 무대 위 거리두기로 인해 악기 편성이 작은 곡 위주로 선곡하다 보니 오케스트라의 진면목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으로 스케일과 감동까지 관객이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드릴 계획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뛰어난 테크닉과 내면 깊숙이 솟아나는 자연스러운 음악성을 지닌 연주자로 평가받는 첼리스트 여미혜와의 호흡도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대구시향 〈제483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번 공연부터 그랜드홀 객석을 100% 개방한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동구, 2026 재난안전예산 우선순위 검토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오후 2시 3층 재난상황실에서 재난안전 관련 담당자들이 함께 2026년 재난 안전 예산 우선순위를 검토하였다.    이번 검토는 현재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101개 사업 186억 대한 적정성 심의, 예산반영 우선순위 등을 결정하여 재난 안전 관련 예산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 시급한 재난 안...
  2. 울산 동구, NH농협은행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구청장 김종훈)는 10월 17일 오후 4시 구청장실에서 NH농협은행과 구 금고업무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    약정 체결식에는 김종훈 동구청장과 백창훈 NH농협은행 울산본부장 등 주요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NH농협은행은 구 금고지정 제안서 접수에 단독으로 참여하여 지난 9월 29일 개최된 ...
  3. 동구,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및 식중독 예방 캠페인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화진초등학교 일원에서 어린이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식생활 실천을 유도하고 식중독 예방 홍보를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캠페인은 공무원과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관리원 등 13명이 참여해, 어린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어...
  4. 2025-2026 절기‘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발령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질병관리청이 10월 17일 0시를 기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및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2025년 40주차(9월 28일~10월 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12.1명(외래환자 1,000명...
  5. 카페정원‘소오소오’ 울산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 [뉴스21일간=김태인 ]울산시는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민간정원 ‘소오소오’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울산광역시 제9호 민간정원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소오소오’는 전체 면적 1,155㎡ 가운데 470㎡(40.6%)를 녹지로 조성한 도심형 식물정원으로, 교목 9종, 관목 8종, 초화류 33종 등 총 50여 종의 식물이 ...
  6. 동구, 제4회 직원 정책교육 실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10월 17일 오전 10시 30분 동구청 5층 중강당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바른 정책 길잡이: 2025 동글맵 서비스’ 제4회 직원 정책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정책교육은 인구감소, 지방 소멸의 위기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구학자이자 숫자와 데이터에서 사회의 변...
  7. 울산동구치매안심센터, 치매안심가맹점 4개소 추가 지정 동구청제공[뉴스21일간=임정훈]울산 동구치매안심센터(센터장 박수환)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관내 치매 안심 가맹점 4개소를 추가 지정했다.    치매 안심 가맹점은 약국, 미용실, 카페 등 지역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업소로, 종사자 대상 치매 파트너 교육을 통해 치매에 대한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